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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경선 D-1, 강재섭-이재오 서로 "내가 우세"

대리전 양상으로 발전, '北미사일 후폭풍'에 보수후보들 '기대'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경선이 시작될 때부터 전개된 이재오-강재섭 후보간의 양강구도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막판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가 처음에 우려했던 것처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당 대표로 누가 결정되더라도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강구도로 꼽히는 강재섭-이재오 후보간의 경쟁은 과열 양상까지 빚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9일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색적인 공방정을 펼쳤다.

강재섭 후보는 "이재오 후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후보와 경쟁하는 기분을 느꼈다"며 "이 전 시장이 경선전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오 후보는 "언론이 나를 이명박계라고 쓰고 있는데, 이는 한나라당을 깨부수려는 거대한 음모"라며 "(이 전 시장이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를 한 가지라도 대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8명의 후보들은 막판 표심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오 "강재섭이 대리전으로 몰고가고 있다"

이 같은 공방과 관련, 이재오 후보측의 '입' 역할을 맡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 이규택 후보 등이 제기하는 사상논쟁이나 대리전 양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현재 판세에서 불리한 후보들이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며 "특히 사상검증의 경우 한나라당 지지층에게는 먹힐지 모르지만 5.31 지방선거 이후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보내준 민심에 이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대선주자간 대리전 양상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명박 전 시장이 지원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강재섭 후보측은 스스로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대선주자의 지지를 선언한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강재섭 후보측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마지막 선거전략은 똑같이 네거티브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해오던 대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오 후보측은 현재까지의 판세에 대해선 "여전히 우리가 앞서고 있지만 강 후보측이 따라붙고 있는 중"이라고 경계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강재섭 후보측 "판세 좋아졌다. 승리 낙관한다"

강재섭 후보측의 '입' 역할을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여부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언론기사 등을 통해 볼 때 이명박 전 시장이 이재오 후보쪽을 돕고 있는 것도 맞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현재까지의 판세에 대해 "어제(9일)부터 좋아졌다"며 "강 후보의 승리를 낙관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 후보측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퇴임 인터뷰 등에서 노골적으로 이재오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게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키면서 강 후보측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 미사일' 후폭풍에 권영세 후보 '흔들'

당초 3강 구도로 거론됐으나 예상보다 바람이 세지 않다는 분석을 받아온 미래모임의 권영세 후보는 전당대회가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비판하면서 미래모임의 막판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권 후보는 최고위원이 되기 위한 등수인 5위 내의 진입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보수적인 대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강한 보수색채를 보이고 있는 이규택, 이방호, 정형근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막판 전당대회장까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이미 여성몫으로 최고위원 자리를 예약한 전여옥 후보는 여성몫에 만족하지 않고 자력으로 당 대표에 당선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 의원은 "경선운동 기간 동안 타 후보들이 보인 '동원' 등의 구태정치를 하지 않았다"며 "진정한 야성과 개혁성을 지닌 인물은 전여옥 뿐"이라고 막판 표심몰이에 나섰다. 전 의원은 막판 부동층 공략을 위해 전당대회장에서 발표할 연설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창희 후보는 자신이 3강 구도에 돌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후보는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 표결방식과 관련, "대의원 1표심에서는 3위를 달리고 있다"며 "그러나 2표심을 결합한 결과는 4위 후보와 박빙을 보이고 있어 여론조사를 합산하면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고 현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강 후보는 이 같은 상황이 원외이기 때문에 나타난 지명도 부족 때문으로 보고 5선 의원의 경력과 장관, 상임위원장, 최고위원 등의 경력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북 미사일 시험발사-태풍 '에위니아' 등으로 전대 흥행 힘들듯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피해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의 흥행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한나라당은 7.11 대표경선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치른다는 계획이었지만 국민 여론이 온통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만 쏠려 경선 분위기는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이에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남부지방의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흥행계획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흥길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당대회일인 11일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전당대회 참가를 위해서 자리를 비우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부재자 투표 등 방법을 강구해서 재해비상 대비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당선되도 후유증 불가피할 듯

한편 축제 분위기로 치러져야 할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대선주자간 대리전, 색깔론 등으로 물들면서 '도로 한나라당'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당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우려 때문에 김정훈 의원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내년 대선후보 경선 전에 또 새 대표를 선출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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