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원회가 29일 개헌론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한국정치발전을 위한 정계개편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비전없이 정계개편에 편승만 하려 든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얼마나 비전 제시하느냐가 관건"

이날 발제에 나선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원장은 "민주당은 정계개편에 편승하려는 느낌을 받는다. 민주당의 지금 행보에 아쉬움을 갖는다"며 "향후 민주당이 얼마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손봉숙 의원도 "민주당이 민주진영의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당내 민주화 과제를 실현하고 중도 실용주의 개혁세력들을 큰 틀로 묶어내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며 "여전히 단일 집단지도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호남지역에 올인하는 형태여서는 곤란하다"고 쓴소리에 동참했다.

손 의원은 또 당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고건 대세론'에 대해서도 "고 전 총리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될 만한 인물이지만 그가 현재 민주당의 대권후보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며 "고 전 총리가 영입되더라도 대권을 이어갈만한 인재들과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정치학)은 "정계개편에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면서 "우선 선거는 기존 정치와 정당에 대한 심판인데 정계개편을 하게 되면 정치세력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선거패배 다음에는 권토중래를 통해 자성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사회"라며"간판만 내거는 기존 정치질서를 재편하는 수준에서 사람만을 재편하는 후진성"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