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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게 너무 많은' 베이징올림픽

中 당국 대회기간중 금지사항 쏟아내, 호텔 예약률도 저조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중국 당국이 올림픽 참가국 선수단은 물론 관람객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쏟아내자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금지사항의 백화점', '금지의 올림픽'이라고 비아냥대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가 지난 14일 발표한 '올림픽 경기장 관람 규칙' 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을 관람하는 관중들은 종교적.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깃발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국팀을 응원하는 깃발이나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또한 같은 색깔과 문양이 들어있는 티셔츠를 단체로 입고 경기장에 입장할 수도 없고, 꽹과리, 북과 같은 응원용 악기들도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다. 심지어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의 국기라고 해도 세로 2m 또는 가로 1m가 넘으면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다.

따라서 한국의 '붉은악마'같은 단체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자유복으로 입장해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거나 응원가를 부를 수는 있어도 대형 태극기를 내건다든지 북이나 꽹과리 등 우리 전통 악기를 이용한 응원은 할 수가 없다.

이밖에 개인용 카메라나 비디오카메라, 노트북 컴퓨터 등은 휴대가 가능하지만 접이식이 아닌 경우에 따라 무기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긴 우산이나 카메라 삼각대는 경기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베이징올림픽 관람객은 경기장 안에서만 불편한게 아니다. 경기장 밖에서는 모든 베이징 방문객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잠재적인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게 된다. 베이징 시내를 걷다가 조금만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언제라도 공안들이 달려들 태세를 갖추고 있는 곳이 현재의 베이징이라는 것이 대다수 외신들의 공통적인 전언이다.

그 결과 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베이징 시내의 호텔들은 저조한 예약률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다. 자칫 관광객 없는 올림픽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베이징 관광국의 시아옹 유에미 국장은 16일 "베이징에 위치한 특급호텔의 올림픽 기간동안 예약률이 45.5%에 불과하다. 별 세개짜리 호텔들도 예약률이 50%가 넘지 않는다"며 "당초 특급호텔은 80% 가까이, 별 세개짜리 호텔은 70%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대했었다"고 현재의 호텔 예약률이 당초의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음을 밝혔다.

유에미 국장은 "대기오염 악화 등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나쁜 여론이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분석하며 "아직 많은 내국인 관광객이 호텔을 예약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더 이상의 기대를 접었고, 중국인들의 호주머니로 호텔을 채울 생각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중국 당국의 도를 넘어선 보안 조치들이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나 인권문제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경험하기 위해 베이징 방문을 고려하던 외국인들로 하여금 베이징행 비행기 티켓 구매를 끝내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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