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패닉! 'MB 두들기기'가 탈출구?
<뷰스 칼럼> <조중동> 선상반란에 "<조중동> 너마저..."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건 말 그대로 공황적 상황이다. 지지율이 30%대 중반만 돼도 술자리에 모인 세명 중 한명은 대통령 편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두명이 대통령을 욕해도 한명은 맞받을 수 있고 그럭저럭 논쟁이 가능하다.
하지만 20%대 지지율이란 술자리에 모인 네명 중 세명이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들이란 얘기다. 그러면 나머지 한명은 끽 소리 못하고 고개 처박고 술만 마셔야 한다. 괜히 말 한번 잘못 꺼냈다간 융단폭격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시중의 술자리에 가면 여기저기서 대통령 욕하는 소리밖에 안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다."
사흘 전 만난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한 말이다. 한나라당이 작금의 상황에 얼마나 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 여론조사기관 책임자는 더 혹독한 비유를 썼다.
"대통령 지지율 20%대? 좀 과장해 말하면, 조금이라도 제 머리로 생각할 줄 아는 국민들은 다 싫어한다는 얘기다. 시쳇말로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는 얘기다. 통계학자들이 지지율 30% 미만을 통치불능 상태라고 하는 것도 다 이래서다."
20%대 지지율이란 한마디로 민심이 '흉흉'하다는 얘기다.
보수 '패닉'...<조중동>의 '이명박 두들기기'
"한나라당, 야당 10년에 이렇게 무능해졌나?"
얼마 전 통합민주당이 한 질타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가장 아팠다"고 인정하는 송곳 질타다. 실제로 대선 승리후 반년간을 돌이켜볼 때, '우익 아마추어'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듯 심각하게 돌아가자, 보수진영이 지금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패닉의 대표적 증거가 <조중동>의 '이명박 두들기기'다.
<조중동>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국민에 대한 영향력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영향력을 말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신문 애독자'다. 특히 <조중동> 애독자다. 인터넷은 거의 안본다. 한나라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매일 아침 열리는 한나라당 회의는 <조중동> 기사가 언제나 화두다. 회의 준비자료가 <조중동>이란 얘기까지 나돈다.
이처럼 '절대적 영향력'의 <조중동>이 최근 '이명박 두들기기'로 논조를 확 바꿨다. 국민들의 '촛불 저항'이 시작되자 '촛불 배후론' '인터넷 괴담론'을 펼치며 정부여당의 강경대응을 이끌었던 <조중동>이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국민을 '우중(愚衆)'으로 매도한 '촛불 배후론'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성난 민심이 <조중동>을 겨눴다. '어게인 2002'다. 그러자 <조중동>은 모든 책임을 이 대통령에게 돌렸다.
<조선일보>는 미국 쇠고기 안전성 입증을 위해 이 대통령은 물론, 이 대통령 손자손녀까지 미국 쇠고기를 한 1년간 먹으라 했다. 총리, 장관, 공무원들도 솔선수범해 먹으라 했다. <중앙일보>는 "국민과 싸워 이길 정부는 없다"며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항복을 촉구했다. <동아일보>도 쇠고기 협상을 "졸속협상"이라 비난하고 "무능한 부자내각"을 질타하며 "대운하를 즉각 포기하라"고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대통령 입에서 "<조중동> 너마저..."라는 신음이 터져나올만한 상황 전개다.
<조중동>이 이렇게 변신하자, 극보수 진영은 <조중동>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대표적 극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연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난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신문 사설대로 하면 망한다"고까지 하며, 이 대통령이 절대로 <조중동> 사설에 현혹되지 말고 촛불시위 등에 강력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보수 대분열'이다.
<조중동>의 위기, '어게인 2002'...
<조중동>의 선상반란에 정부여당이 느끼는 배신감은 크다. 지금 와 이럴 수가 있냐는 반발이다.
하지만 <조중동>이 지금 느끼는 압박감은 엄청나다. 지금 인터넷 상에선 "<조중동>은 인간광우병"이란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인간광우병의 영어 약자 'CJD'와 <조중동>의 영어 이니셜이 같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일보>가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 미국 쇠고기를 먹으라"고 하면, 네티즌들은 즉각 "<조선일보>, 너희도 같이 먹어"라는 비아냥댄다. 그리고 옆에는 <조선일보> 구내식당에 붙어있는 '호주산 쇠고기 증명서' 사진을 곁들인다.
이뿐이 아니다. 인터넷 상에선 "<조중동> 보는 음식점에는 가지말자"는 불매운동 제안이 터져나온다. 이유는 "<조중동>을 보는 음식점은 <조중동>에 현혹해 거리낌없이 미국 쇠고기를 쓰는 집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다가 수시로 시민단체 등이 몰려와 <조선일보> 입구 여기저기에 한번 붙으면 잘 떨어지지도 않는 대형 '비난성'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도 꿀먹은 벙어리다. <조중동>이 "최대 위기였다"고 자인하는 지난 2002년보다 <조중동>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 전개다.
그러다보니 <조중동>의 화살이 이 대통령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관을 잘라라, 비서도 잘라라", "잘못했다고 사과하라", "말 좀 그만해라", "일 좀 잘해라", "대운하 포기하라", "민생 좀 챙겨라" 등등, 말 그대로 비난의 봇물이 터진 양상이다.
모두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오래 전에 했어야 했던 지적들이다. 너무 늦고,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 책임 전가다.
'기호지세'의 해법은...
흔히 대통령이란 자리를 '호랑이 등'에 탄 신세에 비유한다. 이른바 '기호지세(騎虎之勢)'다. 내리면 잡아 먹히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고 계속 달릴 수 밖에 없는 처지를 가리킨다. 지금 이 대통령이 처한 상황도 이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역대 위정자들이 끝까지 해법을 찾지 못한 '기호지세'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간단하다. 자신이 탄 '호랑이'의 실체부터 아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조중동> 등 상류 보수층이 호랑이인 줄 알아온듯 싶다. 아니다. 권력이 탄 '호랑이'는 국민이다. 국민이 지금 왜 분노하고, 민생이 얼마나 힘들며, 억장 무너지는 일만 골라하는 정부여당에 얼마나 절망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섬기는 머슴이 되겠다"던 이 대통령의 취임사가 바로 기호지세의 해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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