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BBK 고소고발을 양당 원내대표가 협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풀 것을 주문했다.

청와대 오찬에 배석했던 차영 민주당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는 “그동안 이 대통령은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는데, 대선 당시에 정동영 전 후보가 지금 검찰의 소환 압박을 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이 소환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말씀했던 대로 큰 틀의 정치를 해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BBK 관련 고소고발 취하를 요청했다.

박상천 대표도 “BBK 정치공방과 관련해서 검찰이 전 대선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을 줄줄이 소환해 형사처벌을 하려고 한다”며 “전례가 없을뿐더러 발전적인 여야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장관 출신인 박 대표는 “대선 때의 정치공방이라고 할지라도 허위사실을 조작해 유포한 것이라면 형사적인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전 대선후보나 의원들이 김경준씨가 주장하고 명함이 나오고 동영상이 있어 발언한 것이지 허위 주장이 아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형사처벌이 어렵다”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들이 큰 틀에서 털고 가는 결단을 바란다”고 거듭 고소 취하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저도 정치적으로 고소고발도 많이 당했지만 결국은 이번 BBK 공방은 박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정치적인 공방으로 본다”며 “당에서 고발을 한 내용이기 때문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가 여기에 대해서 점진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바란다”며 양당 원내대표간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런 정치적인 공방이 계획적으로 음해하는 것은 앞으로 없어야 되지 않겠냐”며 '기획입국' 의혹 등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됐고, (여야에) 경쟁자가 없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야당을 탄압한다거나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당 대표들이 협의해주시기 바란다”며 야권의 사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선 “전 정부에서 OIE(국제수역사무국) 규정이 마련되면, 그 규정에 따른다는 협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 정부의 협상의 연장선상에서 봐 달라”며 “쇠고기 협상은 전 정권에서 원칙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민주당 지도부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그는 자신의 대북관에 대해서도 “북한을 적대시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며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것도 진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