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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부회장 발표 '삼성 경영쇄신안' 전문]

이재용 해외근무, 홍라희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

22일 이건희 삼성회장의 경영 퇴진 발표에 이어 이학수 부회장은 구체적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이 밝힌 삼성 쇄신안 전문. <편집자 주>

삼성그룹 경영쇄신안

1.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서 퇴진합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사임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기업경영에 온 힘을 다해 왔지만 국민의 기대와 뜻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지난 몇 달간 고심 끝에 퇴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삼성 사장단을 비롯한 임직원 전원은 이건희 회장이 못다 이룬 세계 초일류기업을 만드는데 매진하는 한편, 국가경제 살리기에 더 한층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2.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함께 홍라희 관장도 리움미술관 관장과 문화재단 이사 직을 사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3.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의 CCO를 사임한 후 주로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하게 될 것입니다.

4. 전략기획실은 해체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전략기획실은 대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그룹 차원의 전략사업을 육성하고, 각 계열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왔습니다. 특히 IMF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각사의 독자적인 경영역량이 확보되었고, 사회적으로도 그룹 경영체제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기로 하였습니다.

5.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잔무처리가 끝난 후 일체의 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6. 차명계좌 처리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으로 이번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 보자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러한 회장의 취지에 맞도록 시간을 갖고 준비하겠습니다.

7. 다음으로 금융사업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성생명, 증권, 화재 등 금융사에 대해서는 경영 투명성을 더 높이고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습니다.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삼성이 은행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혹이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명확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성은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습니다. 오직 금융사들의 경영을 더욱 튼튼하게 다져서 일류기업으로 키우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8. 그리고 사외이사들이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삼성과 직무상으로 연관이 있는 인사들은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겠습니다.

9. 지주회사와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습니다만, 현재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는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습니다. 다만 순환출자 문제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계속 검토하겠습니다.

10. 끝으로 이건희 회장의 퇴진 후에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할 일이 있을 경우 삼성생명의 이수빈 회장이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사장단회의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임원 2 ~ 3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으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설치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내용 중 전략기획실 해체, 사임 등 가능한 부분은 6월 말까지 관련된 법적 절차와 실무 준비를 모두 마치고, 7월 1일부터 차질없이 시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발표한 것으로 삼성의 쇄신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칠 것이 있으면 적극 고쳐 나가겠습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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