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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성화, 파리서 세차례 꺼져

수난의 연속, 중국 '티베트 유혈탄압' 대가 톡톡히 치러

중국의 티베트 독립시위 유혈 탄압에 항의하는 프랑스 시위대의 봉송 저지로,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7일(현지시간) 세번이나 꺼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으로서는 국가 위신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 했던 베이징 올림픽이 도리어 국격(國格) 추락의 악재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는 이날 낮 12시35분(현지시각)께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앞을 출발했으나 겨우 200m도 못가 시위대의 저지에 막혔다.

중국의 티베트 유혈탄압에 항의하는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국제인권연맹 등 국제단체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 등 2천 명의 시위대는 파리 도심의 봉송로를 따라 진을 치고 "티베트를 지키자" 등의 깃발을 흔들면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에 시위대 수보다 훨씬 많은 3천여명의 병력과 오토바이 순찰대 등을 대거 투입해 국가원수급에 준하는 성화 경호작전을 펼쳤으나 시위대를 막지는 못했다.

중국 당국은 결국 시위대의 저지로 당초 예정시간에 봉화가 도착하기 힘들다고 판단, 봉송주최측에 주자들의 릴레이 봉송을 중단하고 버스로 성화를 옮겨줄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봉송단의 성화 봉송이 여의치 않을 때마다 버스에 옮겨 싣고 이동하느라 모두 3차례에 걸쳐 성화를 껐다가 다시 점화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림픽 성화가 시위대에 막혀 꺼지거나 릴레이 봉송 대신 차량편으로 옮겨진 것은 초유의 일이다.

그러나 어렵게 버스로 성화가 목적지인 샤를레티 스타디움에 도착했으나, 목적지 인근에서도 티베트를 지지하는 시위대와 중국을 옹호하는 세력이 충돌하는 폭력사태도 빚어져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파리시는 이처럼 시위가 격렬히 벌어지자 당초 이날 올림픽 성화의 파리 시내 통과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이 밝혔다. 기념행사 취소는 녹색당 시의원들이 파리시의회 건물 밖으로 티베트의 망명 정부를 상징하는 깃발과 오륜에 수갑을 채운 검은색 깃발을 함께 내건 직후에 발표됐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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