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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비자금 660억' 비망록 폭로돼

차명계좌 60여개로 분산 관리, 88~2000년 자금 집중 조성

최근 무용학과 여교수를 상대로 자신의 돈 176억원을 돌려 달라는 송사를 벌여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박철언 전 장관의 비자금 660억의 상세한 내역을 담은 비망록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의 한 주변인사는 이날 박 전 장관이 자필로 작성한 비자금 비망록을 <뉴시스>를 통해 공개했다.

비망록에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박 전 장관이 관리한 자금의 내역이 차명계좌 명의자, 신탁, 정기예금과 같은 예금의 성격, 계약과 만기일, 통장번호, 금액등이 박 전 장관의 자필로 적혀 있다.

박 전 장관이 직접 자필로 A4 용지에 작성한 비망록에는 P, JK, CK, K 등과 같은 이니셜과 함께 'JK친구 부인', '서(처형)'등과 인물이 60명 등장하고 있다. 일부는 이름으로 등장했지만 실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박 전 장관이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들로 추정되며, 박 전 장관은 이들 명의의 신탁,정기예금 형태로 비자금을 주로 관리했고 예금이 만기되는 날자 등도 자세히 적혀 있다.

비망록에 기록된 차명계좌의 규모는 적게는 3천만원에서 많게는 19억1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2~3억 정도로 쪼개서 관리했으며 , 1억 규모로 더 적게 나눈 통장도 여럿 있었다.

가장 큰 액수인 19억1천여만원은 1995년도에 장기신용채권으로 맡긴 것으로, 'JK-CK'라는 표시가 있어 차명인의 명의가 바뀐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기한은 1995년 1월 통장 개설부터 2006년 6월 예금 만기까지 각각의 통장에 대해 상세히 기록돼 있으며 예금의 만기는 짧게는 1년 만기에서 길게는 5년 만기에 이른다.

각 차명계좌는 주로 1년 정기예금과 증권사의 신탁으로 처리했고, 만기가 지나면 명의를 변경해서 새 통장을 개설하거나 혹은 예금 기한을 연장하는 방법을 써 온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돈은 서울 강남과 마포, 충무로 등에 위치한 십여 개의 은행에 분산 입금시켰고, 지방에 맡긴 돈으로는 용인의 K은행과 H은행에 집중적으로 맡긴 것으로 기록돼 있다.

차명자들은 박 전 장관에게 고소를 당한 전직 모은행지점장 서모씨와 K교수 당사자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박 전 장관의 처가댁 식구들이 대다수였다. 비망록에는 박 전 장관의 돈 17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당한 K교수 명의의 3억1900만원 2년 만기 예금과 5억3300만원 3년 만기 예금계좌도 존재했다.

또 대다수의 통장은 박 전장이 노태우정권 2인자로 맹위를 떨치던 1998년부터 2000년까지의 3년 동안 집중적으로 만들어졌고, 2001년에서 2002년까지 2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기록된 차명계좌들 중 몇몇은 줄이 길게 그어져 있었으며 곳곳에 박 전 장관이 그때그때 메모한 기록이 남아있다. 비망록을 공개한 박 전 장관의 측근은 "밑줄 그은 것은 만기가 도래해서 다른 차명으로 바꾸거나 기한을 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언 전장관의 660억 비자금 비망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통장의 전체 금액은 만기 후 차명을 만들어 중복되는 부분을 포함, 660억 정도로 집계됐다. 특히 그러나 박 전 장관의 비자금 비망록이 <뉴시스>가 확보한 것 외에도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관리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비망록 내용은 박 전 장관이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모은 돈을 이율에 따라 1~5년짜리 예금신탁 상품으로 60여개 차명 계좌 형태로 관리했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박 전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으로서 거액의 돈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차명으로 관리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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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7 5
    카포네

    세무조사 안하냐?
    전별금 받고 덮어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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