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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대중 "이명박, 대운하에 매몰되지 마라"

"'청계천'에 심취해 지나친 업적주의로 가선 안돼"

이명박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각계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25일자 칼럼을 통해 이 당선인에게 '한반도 대운하'에 매몰되지 말 것을 주문해 주목된다. '한반도 대운하' 지지율이 최저 20%대까지 급락한 상황에서 대운하에 집착하다가는 국정 혼란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돼, 이 당선인의 선택이 주목된다.

김대중 고문은 이날자 '대통령 유감'이란 글을 통해 대통령에게는 두가지 선택의 길이 있음을 지적한 뒤, 우선 첫번째 선택으로 "국민을 섬길 줄도 알아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국민과 싸울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여론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여론에 맞서 싸우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이어 같은 맥락에서 "관료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지만 때로 관료와 싸워야 한다. 관료만큼 교활한 것은 없다. 어느 학자는 관료를 가리켜 '파괴하기 가장 힘든 사회구조'라고 했다. 그러나 관료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갈 수밖에 없다"며 "언론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이어 두번째 선택으로 "다른 선택은 비판과 비난을 무릅쓰고 한 길로 가는 것"이라며 "신중함 절제력 포용력 팀워크로 가든지 아니면 마키아벨리의 주장처럼 자신의 통치철학에 따라 판단력 모험심 추진력 과단성으로 매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지향하는 방향"이라며 "우리가 새 대통령에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우리 사회를 어디로 어느 쪽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 즉 그 방향에 있다"며 이 대통령에게 명백한 방향 제시를 주문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하는 말이다. 새 대통령은 어느 하나의 개념에 몰입하거나 갇혀서는 안된다"며 "'청계천'에 심취한 나머지 지나친 업적주의로 가서는 안된다. '대운하'에 매몰되고 거기에 갇혀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 5년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살도록 울타리와 둑을 쌓아주는 일"이라며 이 당선인측이 연일 피력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강행에 제동을 걸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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