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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나라-제주 무소속, 어렵게 승리

기초단체장도 서울 25개 구청장 등 한나라 69% 독식

5.31지방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12개를 차지하고, 민주당이 2개, 열린우리당이 1개, 무소속이 1개를 차지했다. 2백30개 기초단체장 가운데에는 서울시의 25개 구청장을 비롯해 전체의 69%를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출구조사로 일찌감치 14개 광역자치구에서 승패가 갈린 가운데, 대전과 제주만 막판까지 선거다운 경합을 보였다.

전국 투표율 1위를 기록하며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던 제주의 경우 자정까지 다섯차례나 선두가 뒤바뀌는 치열한 경합결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태환 후보가 한나라당의 현명관 후보를 4천4백71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박근혜 바람이 바다 건너 제주도를 공략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대전은 그러나 박근혜 바람 효과를 톡톡히 봐, 출마자 확정후 40%포인트나 염홍철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뒤졌던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가 극적 역전에 성공했다. 박후보는 염후보에게 4천2백16표를 앞섰다.

31일 밤 당사에 나타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흐뭇한 표정으로 개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영섭 기자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서울시 25개 구청장을 비롯해 수도권 66개에서 63개를 싹쓸이하는 등 전체의 69%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나라당은 총 65백5명을 선출하는 지역구 광역의원에서도 75% 가량을 차지했다.

열린우리당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대패한 데 이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6대 광역시에서 단 한곳의 기초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하는 처절한 참패를 맛봐야 했다. 20여명의 기초단체장들도 전북 등 특정지역에 편중돼 '전국당'을 지향했던 우리당이 '전북당'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자조어린 목소리가 당내 일각에서 터져나오고 있기도 하다.

민주노동당은 광역-기초단체장 가운데 단 한곳도 차지하지 못하고, 당 득표율도 목표했던 15%를 크게 밑돌아 퇴조세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을 대신해 '보수-진보 양당체제'를 구축하고자 했던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민주당은 전남-광주지역의 반(反)우리당 정서의 어부지리로 광주-전남 광역단체장 자리를 차지하고 호남에서 20여개 기초단체장을 낚는 목표이상의 성과를 거뒀으나, 서울 등 타지역에서는 형편없는 지지율을 보여 지역당의 이미지를 한층 심화시켰다. 당초 지역주의 정당으로 출발한 국민중심당은 충청 지역에서 참패,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싹슬이 압승. 지방권력은 이제 한나라당이 독식하는 '한나라당 독주시대'가 열린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잔여임기 1년반 동안 중앙정부와의 긴장,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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