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피습한 혐의로 법정구속 중인 피의자 지충호(50)씨에 대해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사건이 아니다”라며 검찰의 구속영장 시한 연장 요구를 불허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31일 중으로 지씨를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법원이 검찰의 구속시한 연장을 불허하며 이번 사건을 '비정치적 사건'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작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종광 서울서부지방법원(민사2단독) 판사는 31일 “계속 수사할 필요가 있을때 구속기간을 연장하는데 어떤 부분을 수사할지 합수부의 소명이 부족했다”며 “이번 사건은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 검찰이 이미 충분히 수사했다고 본다”고 검찰의 구속시한 연장 요구를 불허했다.

박 대표 피습사건을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 서부지검장)는 피의자 지씨에 대한 구속시한이 오는 6월 1일 오전으로 끝남에 따라, 지씨에 대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30일 법원에 구속시한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판사는 “검찰, 경찰이 일부 여론에 쫓겨서 계속 수사할 필요는 없으며 지씨도 법정에서 신속히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며 “지금까지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배후세력이 있다면 본안 재판에서 밝혀질 수 있다”고 구속시한 연장 불허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법원 방침에 따라 합수부는 31일 저녁, 피의자 지씨를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위반’(선거자유방해) 혐의로 기소키로 했다. 또 합수부는 박 대표 피습현장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52)씨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위반’(선거자유방해)과 ‘재물손괴죄’를 적용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합수부는 지씨에 대해 여죄 부분을 따져 추가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승구 합동수사본부장은 “법원의 불허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일단 지씨를 기소하고 보강 수사를 하는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