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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방송 정강정책 연설 전문]

"무능세력 대체할 깨끗하고 유능한 진보 되겠다"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는 24일 오전 KBS 1TV를 통해 8대 총선 첫 정강정책 연설을 통해 참여정부의 실정을 자성하고 새로 변화할 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방송 연설문 전문. <편집자주>

안녕하십니까?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손학규입니다.

제가 당대표가 되고 여러분께 첫 인사를 드립니다.
무자년 새해에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꿈과 희망을 이루는 행복한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요즘 우리는 커다란 변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마치 혁명의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자고 나면 주먹만한 활자로 인수위 정책이 발표됩니다. 대통령 당선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민의 관심을 끕니다. 당선자 고향의 특산물인 과메기가 유행음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잔치 마당 한쪽 귀퉁이에 대통합민주신당이 숨죽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처절한 패배를 한 대통합민주신당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도 한나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총선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저조한 것 같습니다.

저는 대선이 끝나고 태안에 가서 기름 닦는 일을 도왔습니다. 앞뒤로 닷새동안 했습니다. 해변가에 낀 기름, 바위 틈에 숨어있는 타르를 닦아내고 있었지만 실은 제 마음에 낀 때국물을 닦아내는 일이었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지금까지 연인원 7,000명의 자원봉사대가 다녀갔지만 저희들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기름때를 닦았습니다.

저희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정말 따끔한 회초리를 맞았습니다. 아쉽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했지만 당연히 맞을 매를 맞았습니다. 결코 국민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지난 5년동안 일자리 걱정, 교육, 노후, 주택,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해 드리지 못하고, 말만 시끄러워 국민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그저 뜬구름 잡는 얘기나 하면서 귀중한 시간을 허송세월한 대가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깊이 사죄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이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반성과 쇄신과 변화입니다. 저희는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당대표직을 받아들이면서 국민에게 드린 첫인사말이 반성과 쇄신과 변화였습니다.

뼈를 깎는 반성 속에 우리를 무섭게 단련하고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내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의 입장에 서서 일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직 국민을 가장 높이 받드는 데서 우리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멀었음을 날로 날로 깨닫고 있습니다. 엊그제 일곱 번째 태안을 찾았을때 저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기름유출 사고피해에 절망해서 자살하신 주민, 세 번째 희생자의 영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동네 아주머니의 절규는 지금도 제 가슴을 메게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제 차례에요, 어제 우리집 아저씨가 여기 다녀가면서 다음에는 당신과 내가 죽자”고 하며 두분이 부둥켜 안고 목을 놓아 울었다고 합니다.

죄없는 목숨을 앗아간 관료주의의 무능에 대한 분노에 앞서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와 행정에 대한 부끄러움에 저를 추스르기가 어려웠습니다. 국민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국민의 생활에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엊그제 광주직할시에 있는 양동시장을 방문했습니다. 재래시장 개선사업을 통해 시장이 깨끗하고 편리해지고 손님들이 상쾌한 마음으로 쇼핑을 하게 되어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빈가게가 없고 입주대기자가 줄을 지었다고 합니다. 권리금이 2 ~ 300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상인들 얼굴에 생기가 돌고 친절했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이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나라가 할 일이다. 용기가 났습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광산업의 중심지 광주에서 대방포스텍이라는 광산업체를 방문했습니다. 이 조명산업체는 제품디자인을 앙드레 김 선생에게 맡겼고 앙드레 김 브랜드로 세계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과감하게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미래로 가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용기와 희망과 미래 속에 아직 짙은 그늘이 깔려있습니다. 양동시장에서 대파를 다듬으시던 할머니, 70은 훨씬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의 시름입니다. 대학졸업한지 한참되는 31살 된 손자 취직좀 시켜달라는 애원이었습니다. 재작년 100일간 민심대장정을 할때 가장 아픈 마음으로 보았던 할머니의 애절한 호소가 여기에도 있었습니다.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것이 가정에 행복을 주는 일입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일, 국가의 첫째 목표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그렇게 해 나가겠습니다.

제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가 되고나서 저는 앞으로 새로운 진보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진보다 보수다, 좌다 우다, 이념을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우리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국민은 이념을 버렸습니다. 국민은 이념논쟁에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대신 국민의 손에 떡 한 조각이라도, 옷가지 하나라도 제대로 쥐어주는 정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고, 학원비 한푼이라도 줄여주는 정부를 원하고 있습니다.

구시대의 부패한 세력에 대항해서 깨끗한 정치를 확립하고 이념지향의 무능한 세력을 대체할 깨끗하고 유능한 진보의 길이 우리가 지향할 새로운 진보의 길인 것입니다. 새로운 진보는 왼쪽으로 가자는 게 아닙니다. 오른쪽으로 가자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오직 국민의 행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앞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세계화와 선진화의 길에서 성장과 번영을 이룩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온 인권과 평화, 인간 존중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새로운 진보, 따뜻한 진보입니다. 새로운 진보는 국민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한 이론이나 막연한 몽상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고 피부에 와 닿는 ‘생활정책’이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누가 저에게 ‘당신의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연히 ‘일자리’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지사 시절 김밥과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지구를 일곱바퀴반 돌면서 해외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그런 자세로 재임 4년동안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70%가 넘는 74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살려 대통합민주신당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서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집값과 아이들 교육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동산거래세(취득세, 등록세)를 인하해야 합니다.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완화조치도 2월 국회에서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우리 학부모님들,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실 겁니다. 해답은 공교육을 정상화,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공교육에 획기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학교 교육만으로 원하는 대학,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백년지대계의 기본입니다.

중소기업인이나 자영업자 여러분도 요즘 많이 심란하실 겁니다.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드려야 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유류세 인하, 카드 수수료 인하 등 당장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부품&#8228;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일은 우리 경제의 핵심과제입니다. 중소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시청자 여러분,

손학규가 이끄는 새로운 야당은 과거와 무엇이 달라질까, 궁금하시죠? 지난주에 이명박 당선자를 만났습니다. 저는 이 당선자께 “국익에 보탬이 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가난한 서민과 중산층의 희망을 꺾는 일이라면 단호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내놓는 강력한 야당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말입니다. 저희는 국익과 국민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라면 이명박 신정부에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동시에 안되는 일은 분명코 안 된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정치사상 가장 협력적인 야당이고 동시에 가장 단호한 야당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명박 당선자나 인수위 활동을 보면 걱정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난 21일 제출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부조직 개편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사입니다. 그런데 며칠동안 밀실에서 만든 법안을 21일에 제출하고, 28일에 통과시켜달라고 하는 건 누가 봐도 무리고 억지가 아닙니까?

내용도 문제가 많습니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번영이란 시대정신을 구현할 전진기지이자, 반세기를 넘는 국민의 통일열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우리의 정신입니다. 과학기술 입국의 미래비전을 대변하는 과학기술부, 우리나라를 세계최강의 지식정보강국으로 이끈 정보통신부, 해양대국의 국가비전을 담은 해양수산부, 여성의 권익향상과 사회참여확대로 선진대한민국 구현의 이상을 추구하는 여성가족부 통폐합 방침, 이러한 것들은 정부조직개편이 단지 기능과 능률을 넘어선 국가비전과 시대정신의 문제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중립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국가인권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바꾼 것은 시대를 거꾸로 가는 발상입니다.

‘국민의 행복’은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에게 희망을 주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편에 서서 사회적 균형과 조화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미국 민주주의가 민주당 공화당이 공존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가듯 대통합민주신당은 우리나라가 선진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한 축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깨끗하고 유능한 진보세력으로 앞으로 한국정치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아직 저희들이 마음에 차지 않으실 겁니다. 아직 미덥지 못하고 불안하실 겁니다. 저희 대통합민주신당,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낡은 과거와 단호하게 결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아, 이제 됐다’ 하실 때까지 뼈를 깎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단련시키겠습니다.

지금은 표를 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은 견제세력을 만들어 달라고 하지도 않겠습니다. 아직은 개헌저지선을 달라고 하지도 않겠습니다.

먼저 우리 자신부터 바꾸겠습니다. 바꾸고 나서 평가해 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나서 저희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하겠습니다.

사람과 시스템을 모두 쇄신하겠습니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모셔서 국민의 신뢰를 높이겠습니다. 서민과 중산층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생활정책을 만들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희에게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저희가 바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만 바라보면서 희망을 향해 전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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