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대표 핵심측근인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이명박-박근혜 12.29 회동'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공천시기를 절대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 말 바꾸기를 했다며 이 당선인을 정조준해 직격탄을 날려,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이 당선인측에서 더이상 무대응으로 나갈 수 없는 정면공세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이명박, 공천시기 절대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 당선인 측근들이 문제의 12.29 회동에서 이 당선인과 박 전대표가 공천시기를 놓고 서로 주장만 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며칠 전에 박근혜 대표하고 당선자 두 분이 만나서 공천 시기를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제가 박근혜 대표한테 직접 몇 번 들은 이야기고 박근혜 대표가 거짓말 하실 분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이어 "그런데 며칠 만에 늦추겠다는 이야기가 여러 군데서 나오고 마지막에는 당선자께서 직접 또 언급을 하시고 그래서 상당히 저희들 내부에 신뢰의 문제, 이런 게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듭 "저는 박근혜 대표로부터 직접 당선자께서 공천 시기 절대 늦추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들었다"며 "박근혜 대표가 이제까지 정치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한 번도 거짓말을 해 온 적이 없는 사람 아니냐? 분명히 그렇게 들었다"며 12.29 합의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가 듣기로는 말을 바꾸신 것 같고, 그것은 아마 당선자 주변에서 좀 뭔가 잘못 건의를 드린 것 같다"며 이 당선인이 합의후 측근들의 말을 듣고 약속을 파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당선인에 대해 거짓말 의혹을 제기, 파문이 일고 있다.ⓒ연합뉴스 "밀실공천해 당을 사당화하겠다는 거냐"
유 의원은 이 당선인측의 공천시기 연장 배경에 대해 '밀실공천을 통한 당의 사당화(私黨化)'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공천이 정말 정당과 국회에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한나라당 당헌이 정한대로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천을 해 달라, 이게 요구를 하는 것으로 그게 원칙이고 명분"이라며 "그런데 혹시라도 당선자를 도와주던 자기 사람들한테 공천을 주기 위한 밀실공천 이런 것을 하면 결국은 당을 사당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당선인측이 박 전대표 요구를 '피해의식'이라 비판한 데 대해서도 "피해의식이라는 말은 내가 정말 이해를 못 하겠다. 왜 그렇게 속 좁고 옹졸하고 편협하게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당선자측의 '무대응 방침'에 대해서도 "당선자 측근들이라는 분이 지금 이런 입장에 대해서 무시하고 무대응으로 나온다, 이런 이야기가 많은데 이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정권의 동반자라고 표현까지 썼던 분들이 무시하고 무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당선인측이 계속 '무대응 전략'을 구사할 경우 대응책에 대해선 "박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야기를 했고 우리들이 이런 의견을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만약 계속 무시당하고 대답을 듣지 못하면 또 그 다음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결심을 할 지는 고민을 해 봐야죠. (그러나) 지금으로써 뭐 더 앞서나가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고 말해 특단의 대응을 고심중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