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정부여당의 지지율 급락 원인을 "참여정부의 정책 근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는 개혁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재벌-보수언론-관료 등 보수 삼각동맹에 의해 휘들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태인 "참여정부 정책 바뀌어 지지자 등 돌려"
정태인 전 비서관은 25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참여정부의 변질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그는 최근의 정부여당의 지지율 급락과 관련, "참여정부의 정책의 근간이 변화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요새 참여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초기에 내세웠던 정책기조 같은 것들이 완전히 흔들렸기 때문에 참여정부를 지지했던 세력들이 등을 돌리고 과거에 원래부터 반대했던 세력들은 그 쪽으로 바뀔 리가 없고, 이런 것 때문에 하락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구체적인 '정책 변질'의 근거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꼽았다. 그는 "초기에는 미국과의 FTA는 마지막에 여러 가지를 고려한 후에 한다, 이렇게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한미 FTA를 한다고 하면 지지자들이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거"라며 "뭔가 좀 초조해 하고 임기 내에 뭔가 성과를 남기려고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지지자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노무현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대추리 문제도 이게 정말 국민의 개혁 열망에 힘입어서 당선된 대통령, 또는 그렇게 형성된 정부라고는 생각이 안된다"고 비판했고, "또 미국에 가서 시위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는지 나는 정말로 이해가 안된다. 양국헌법이 다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권리인데, 그것을 미국에서 행사하든, 한국에서 행사하든..."이라고 질타했다.
참여정부의 변질을 연일 맹성토하고 있는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청와대 386은 자기생각 없는 백지상태"
정 전비서관은 이어 '정부가 지금 개혁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개혁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며 "우리나라에는 재벌과 보수언론과 관료로 이뤄진 보수적 삼각동맹이 존재하는데, 이 사람들이 지금 완전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 쪽으로 모든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개혁이라기보다는 과거에 있던 기존 질서를 더욱 공고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386'을 직접 거론한 뒤, "그분들은 죄송한 얘기지만 뚜렷하게 자기의 정책기조가 있어서 그것을 반영하려고 하기보다는 말하자면 경제라든가 철학 측면에서 자기 생각이 없는, 제가 심하게 얘기해서 타블라 라스(백지)"라며 "백지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기조를 결정하는 데 대부분 관료나 재벌들이 원하는 쪽으로 가고 있고, 대통령을 보호하는 역할은 하나 개혁기조라든가 정책에 대한 생각들 같은 것은 많이 모자란다"고 질타했다.
그는 작금의 최대현안인 한-미 FTA 협상 전망과 관련, "지금까지 협상의 초안 같은 것들이 나온 것을 보면 사실은 미국의 의도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며 "예를 들어서 투자자가 정부를 제소하는 것은 굉장한 독소조항인데 이걸 우리 통상교섭본부는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라고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