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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귀는 당나귀 귀? "인기 없어도 내 신념대로"

최악의 지지율, 재정-경상수지 사상최악에도 여론 외면

집권 후 지지율 역대 대통령 최저. 1월 무역적자 사상 최고치 경신. 2월 재정적자도 사상 최고치 경신.......

최근 나온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일련의 성적표이다. 위정자라면 당연히 자성에 자성을 거듭해야 마땅하나 부시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부시 "여론 때문에 내 신념 포기 못해"

부시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전국신문단체(NNA) 회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최근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최저로 떨어진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질문에 대해 "일반 여론조사 결과가 나의 핵심적 신념을 포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전국신문단체 회원과의 만남에서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있는 부시 미대통령. ⓒ백악관


그는 "일부 사람들은 내가 변하길 희망하나, 많은 사람들을 단순히 즐겁게 할 요량이라면 좋은 결정권자가 될 수 없는 법"이라며 "내가 몇몇 인기없는 결정을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내 신념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믿는 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만약 건전하고 확실한 결정을 할 생각이라면 확고한 소신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여론은 부시 포기 단계

그러나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소신론'에 대한 미국 여론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그의 소신이라는 것이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 콜로라도주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중 부시 대통령을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할 정도로, 그에 대한 다수 여론은 험악하다.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CNN> 방송과 <USA투데이>가 갤럽과 공동으로 실시해 지난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8%를 기록, 허리케인 카트리나 파문 이후 최악의 수준이었던 36~37% 대로 다시 근접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 지지도는 한 달 전보다 5%포인트나 떨어진 38%에 그쳤다.

여기에다가 경제성적도 형편없다.

미 재무부가 10일 발표한 2월의 재정적자는 1천1백91억9천9백만달러로, 월별 재정적자 규모로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재정적자 증대는 이라크전 장기화 등 부시 실정의 결과물이다.

앞서 9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무역적자도 6백85억달러로 이 또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수치이다.

위정자에게 소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소신은 국민적 신뢰에 기초할 때에만 유의미하다. 그런 면에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부시의 소신은 옹고집에 불과할 뿐이다. "부시 귀는 당나귀 귀"라는 비난의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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