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한나라, 차떼기-5공 '올드보이' 무더기 복귀

최돈웅, 김기배, 이세기, 김중위 복귀. 4명중 3명 고대 출신

한나라당이 과거 차떼기 주역 및 전두환 5공시절 인사들을 은근슬쩍 대거 복귀시켜 빈축을 자초하고 있다.

차떼기 주역-5공 인사 무더기 컴백

17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지난 달 최돈웅, 김기배, 이세기, 김중위 전 의원들이 대거 당 상임고문직에 위촉했다.

박재완 비서실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해당행위를 심하게 한 분들을 빼고는 포용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복귀를 지난달 확정했음에도 그동안 언론에 함구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 한나라당 스스로도 이들의 복귀가 초래할 비난여론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돈웅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김영일 전 의원, 서정우 변호사 등 이회창 최측근들과 함께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모금 사건으로 법정 구속됐던 인물이다.

김기배, 이세기 전 의원은 모두 전두환 5공시절 핵심인사들로 2004년 총선때 한나라당이 당 쇄신 차원에서 공천을 주지 않았던 인물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기배 전 의원은 당시 공천 탈락에 반발, 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토통일원 장관, 민정당 원내총무를 지낸 이세기 전 의원도 공천 탈락에 반발해 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김중위 전 의원 또한 5공 시절 2차례 국회의원을 지내고 김영삼 정권시절 국회의원과 초대 환경부장관을 지낸 인물. 그는 특히 86년 부천서 권인숙 성고문 사건 때 "(권 씨의) 정신감정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망언, 2000년, 2004년 연거푸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대상 명단에 올랐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서상목 전 의원과 최연희 의원에 대한 복귀도 검토했었다"며 "그러나 여론 악화 등을 이유로 강재섭 대표가 강력 만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상목 전 의원은 지난 1999년 이른바 '세풍사건'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뒤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인물. 최연희 의원의 경우 지난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 급기야 여론 악화로 출당 압박을 받아 탈당했던 인사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 3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영삼 전대통령 등 내외빈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이세기, 최돈웅 전의원 등이 최근 한나라당에 컴백했다. ⓒ연합뉴스

경선때 이미 예고된 복귀, 이회창 사전견제 의미도

이들의 복귀는 한나라당 경선때부터 감지돼 왔다.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이세기, 최돈웅 전 의원은 지난 3월 이명박 후보의 일산 킨텍스 출판기념회 당시 외부 초청인사로 참석했다. 당 사정에 밝은 복수의 인사들은 "이들이 이미 경선 중에도 물밑에서 이명박 후보를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들의 복귀가 논공행상 차원에서 단행된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상임고문이 된 4명중 서울대 출신인 최돈웅 전의원을 제외한 이세기, 김중위, 김기배 전 의원은 모두 이명박 후보와 같은 고대 출신이어서 '특별대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눈총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이회창 전총재 핵심측근들이었다는 사실"이라며 "최근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 전총재에 대한 사전견제 의미도 띠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15일 선대위 발족 후 첫 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선거에서 차떼기당 소리를 듣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그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이 그런 나쁜 이미지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차떼기 주역과 5공인사들의 대거복귀는 이 후보나 한나라당이 아직 "구태인사도 받아들이면 최소한 수천표는 갖고 온다"는 이회창 대세론 당시의 '흑표백표(黑票白票)' 논리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적잖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