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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10월 위기', 그 뿌리와 줄기

지지율 60%대에서 40%대로, '이명박 대 이명박' 싸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율에 '빨간등'이 켜졌다. 아직 위기라 할 정도는 아니나 이상징후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명박 지지율 60%대에서 40%대로

이 후보 지지율은 경선승리후 60%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던 것이 9월중순부터 하향세를 타더니, 10월 들어서는 급기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대까지 급락했다.

한 예로 지난 2일 실시한 <리얼미터>의 주간 정기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48.1%로 조사됐다. 4주 연속 하락이다.

지난 5일 S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47.6%가 나왔다. 특히 이는 1주일전(9.27~29) 조사때보다 7.6%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다.

물론 지난 3일 실시된 또다른 <조인스풍향계> 조사의 경우는 51.9%로 나왔고 4~5일 실시한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52.2%가 나왔으나, 문제는 이 후보 지지율이 큰 흐름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부시 면담' 파동 등 이명박 자신이 하락 주도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후보 측은 아직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상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지금 범여권은 자중지란에 공멸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당 경선후 신당이 존립할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정동영 후보가 일부 호남세 결집에 힘입어 10%선을 돌파했으나 한나라당은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독자후보인 문국현 후보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 또한 '일시적 어부지리'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비상을 걸어야 할 때"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 자신이 비상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의 이 후보 지지율 하락의 주범은 다름아닌 이 후보 자신이라는 지적인 셈.

한 예로 최근 이 후보 지지율 급락의 원인인 '부시-이명박 면담 취소' 해프닝만 해도 그렇다. 이 후보는 부시 미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면서 당의 공식라인 대신 '사적 라인', 그것도 '종교 라인'을 동원해 화를 자초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독주를 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대선개입 논란을 자초할 게 불을 보듯 훤한데도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부시를 만나야 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가 사적인 개신교 라인을 동원해 부시 면담을 추진한 것은 불교 등 타종교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을 자초한 악수(惡手) 중 악수"라고 개탄했다.

안병직 등 영입에도 불만 터져나와

한나라당내 소장 개혁파들 사이에선 이 후보의 '개혁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를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임명한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안병직 명예교수는 그동안 "종군위안부를 강제동원한 증거가 없다", "일제 식민지시대는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가 됐다", "4.19는 혁명이 아닌 의거다" 등의 발언으로 대중적으로 네거티브 이미지가 극도로 강한 인물. 그러나 이 후보는 그를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영입하며 "큰 발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안병직 영입'을 접한 한 개혁성향 의원은 "이 후보가 대세론에 젖어 참신한 세력을 끌어안으려 하기보다는 기존세력에 안주하려는 게 아닌가 싶어 우려된다"며 "당의 이미지를 개혁적으로 만들어야 할 이 후보가 도리어 수구화시키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구의 쓴소리' 흐지부지 조짐

이명박 경제공약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이한구 정책위의장의 쓴소리가 흐지부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747, 대운하 등의 전면검토 필요성을 지적한 '이한구 쓴소리'는 절대적 친이명박 입장을 보이고 있는 <동아일보>조차 사설을 통해 "적극 수용"을 조언한 신선한 쓴소리였다. 하지만 이 후보 진영 등이 이 정책위의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주류가 비주류의 쓴소리를 받아들이는 '넓은 도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아울러 '이한구 쓴소리' 파동은 이 후보가 아직 대운하 등을 대신할만한 신선한 공약을 마련하지 못한 증거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명박 대 이명박' 싸움

쓴소리 전문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얼마 전 칼럼에서 이번 대선을 "이명박 대 이명박 싸움"으로 규정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상을 볼 때 이번 대선의 유일변수는 이명박 후보 자신이라는 지적이었다.

물론 이 후보 지지율은 아직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최근 지지율 하락, 특히 '40%대 진입'이란 현상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크다. '비상'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박근혜 후보지지자 모임인 박사모 게시판 등에는 '이명박 10월 몰락설' "박근혜 대안론' 등의 글들이 파다하다. 지지율 하락을 막지 못한다면 잠복해 있는 한나라당 내홍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삼엄한 상황이다.

이명박 후보가 과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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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8 35
    기가차다

    반민족 친일파에 지역주의자를 중용하다니...
    안병직의 행적을 보면 그런 사람들을 중용하는 이명박.
    단지 경상도이니까 중용한건가 아니면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서 중용한건가요?

  • 38 25
    변사또

    여타 후보들은 4%니 개안타
    한없는 퍼주기에 광신도들도
    신물났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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