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 44.4% 인상. 지급은 올해 수준 동결"

직장인보다 지역가입자 인상부담 2배. 야당 반대-중장년층 저항

2024-09-04 14: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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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현재보다 44.4%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현재의 42%로 동결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56년인 국민연금 소진 시점을 2072년까지 늦추겠다는 것.

그러나 '크게 많이 내고 현수준대로 받는' 내용이어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볼 수 있듯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과연 야당의 협조와 국민적 합의 도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4일 올해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고, 명목소득대체율을 42%로 고정하겠다는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보험료율은 가입자의 월소득(기준소득월액) 중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비율로, 직장인의 경우 근로자와 사측이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가입자는 가입자 개인이 전액 부담, 보험료율 상향시 직장인보다 부담이 두배나 된다. 대다수가 자영업자인 지역가입자에게 또하나의 새로운 부담이 생겨하는 셈이다.

명목소득대체율은 은퇴 전 소득(평균소득) 중 연금으로 대체되는 비율로, 연금개혁에서 논의되는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명목소득대체율은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때 70%로 높게 설계됐지만, 2008년 50%로 낮아진 뒤 매년 0.5%포인트씩 인하돼 2028년까지 40%로 조정될 예정으로 올해 명목 소득대체율은 42%다. 보험료율 대폭 인상을 전제로 소득대체율을 더이상 낮추지 않고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세대간 형평성'을 위해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며, 연령별로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50대인 가입자는 매년 1%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30대는 0.3%포인트, 20대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보험료율이 13%까지 오르는 데에 50대는 4년, 40대는 8년, 30대는 12년, 20대는 16년이 걸린다.

이 방안은 전 세계적으로 도입한 전례가 없는 초유의 것으로, 중장년층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또한 연금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대 여명이나 가입자 수 증감을 연금 지급액과 연동해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지급액은 소비자물가 변동률에 따라서만 조정된다.

이를 기대수명이 늘고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지급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혁안의 핵심은 모든 세대가 제도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높인 것"이라며 "세대 간 형평성을 제고해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더 튼튼히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세밀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밖에 현재 월 30만원인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40만원으로 인상을 추진한다. 2026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상한 뒤, 2027년 전체 대상자(소득 하위 70%)로 확대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국내 거주 요건(19세 이상 5년), 해외소득·재산 신고의무 신설 등을 통해 기초연금 유출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생계급여 지급을 축소하는 현행 방식도 단계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해도 기금 고갈로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청년층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을 법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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