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신설…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전영현 부회장…"10년 후 미래 먹거리 발굴 주도"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내년 준비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꾀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용석우(53)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부사장)과 김원경(56) DX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공공업무(Global Public Affairs)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글로벌공공업무실장을 맡는다.
용석우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그간 개발팀장과 부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TV 사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첫 1970년생 사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승진과 더불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TV 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은 사장급으로 격상됐다.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공공업무팀장을 맡아 온 김원경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글로벌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역임했으며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됐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종전처럼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임하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용 사장에게 넘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한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전영현(63)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자와 전자 관계사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으로 둘 예정이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래사업기획단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지시로 꾸려졌던 '신사업추진단'과 유사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신사업추진팀에서 확대 개편된 신사업추진단은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이차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굴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2017년 2월 삼성SDI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지 6년 9개월 만에 삼성전자로 복귀하게 됐다.
LG반도체 출신인 전 부회장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등 자리를 지켜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등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전 부회장은 그동안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작년 사장단 인사(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와 비교하면 이번 인사는 소폭으로 이뤄졌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데다, 올해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업황 악화로 1∼3분기에만 1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해 인적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안정에 무게를 둔 대신 조기 인사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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