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금고지기' 2명 구속 기소. 수표 148억 압수
대장동 재수사 시작되자 자금 은닉 대여금고 옮기기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2일 화천대유 공동대표인 이한성 씨와 이사인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김씨 지시로 대장동 개발 수익 245억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고액권 수표로 인출한 후 다시 수백 장의 소액 수표로 재발행해 대여금고 등 여러 곳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2021년 10월께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30억원을 대여금 형식으로 넘겨받아 은닉한 혐의도 있다.
인출한 수표 중 수십억원은 김씨 명의나 차명으로 땅을 사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4차 산업기술 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 땅 일대 등을 매입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다시 되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 검찰 수뇌부 인사로 수사팀이 교체되면서 사실상 재수사가 시작되자 자금 은닉 장소를 옮기는 등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숨겨둔 148억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찾아내 압수했다.
이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성균관대 후배인 김씨 부탁으로 2017년 화천대유에 합류한 뒤 김씨의 통장이나 인감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역할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최씨는 김씨의 20년지기 측근으로 화천대유의 살림살이를 맡았다. 2021년 10월 김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을 때 서울구치소 앞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마중 나오기도 했다.
김씨의 측근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범행 지시자이자 대장동 사건의 '키맨'인 김씨 입을 열기 위해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추가 은닉 자금 외에 대장동 개발 수익의 사용처 등을 확인하는 게 핵심 과제다.
검찰은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수익금 중 428억원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네기로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 남욱·정영학씨가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측 지분이 있다"고 공통되게 진술하는 것이 근거다.
김씨는 그러나 '428억원 약속'은 '달래기용'일 뿐 실제 지급 의사가 없었으며 천화동인 1호는 본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김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받아 온 김씨는 지난달 27일 퇴원해 현재 자택에 머물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