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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지도부 잇딴 '철새 공천'에 당심 냉랭

김태환-최기선-염홍철-박명재, "우리당 정체성 뭐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5.31 지방선거에서 ‘한 석(席)’을 얻으려다 당심(黨心)을 잃는 패착을 연발하고 있다.

김태환 영입, 철새공천 논란에 밀려 백지화

김태환 현 제주지사 영입 파동이 그런 대표적 예. 우리당은 당초 제주지사 후보로 진철훈 예비후보를 내정했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김 지사의 영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지사가 중앙당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영입하면서 전략공천을 하려하자 반발하며 당적을 버린 터라 구미가 당긴 것.

그러자 진철훈 예비후보 측이 '사실상 전략 공천'이라며 경선을 거부하고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없었던 일로 하고 6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어 진철훈 예비후보를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이를 두고 이정연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삭줍기 공천”이라고 혹평하고 “당장 중지하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당의 ‘이삭줍기 공천’은 김태환 지사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최기선-염홍철-박명재...

최기선 전 인천시장을 열린우리당 인천시장 후보로 영입한 것도 한 예. 그는 YS 비서 출신으로 신한국당 의원을 지냈낸 인물로, 비리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당초 우리당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을 후보로 영입해 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인천) ‘강진강’ 트로이카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계획이 강동석 전 장관의 고사로 여의치 않자, 최기선 전 시장을 영입해 ‘최진실(최기선-진대제-강금실)’ 체제라고 말을 바꿔 선전하고 있다.

한나라당 출신인 염홍철 현 대전시장을 우리당 후보로 전략 공천한 것도 철새공천 논란을 낳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염 시장은 민자당 국책자문위원, 한나라당 대전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한 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2002년 15대 지방선거에 출마 당선된 인물.

우리당은 염 현 시장을 영입하기 위해 대전이 지역구인 우리당 권선택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고, 권 의원은 이에 반발 탈당을 했다.

우리당 경북지사 후보인 박명재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또한 올해 초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에도 이력서를 낸 인물이다. 박 후보는 75년 행정고시를 통해 행정직 공무원이 된 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정무비서관을 역임한 전문 관료.

이렇듯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중 1/4의 정체성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과 맞는 코드냐를 물을 때, 자신 있게 진골이라 답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우리당 일각에서 “선거에서 승리도 좋지만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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