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인 이송했던 구급대원들, 퇴근후 불려나와 질타 받아
"유명인 못 알아봤다고 질타 받는 게 말이 되냐"
12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여러분이 보시기엔 유명 대선후보 가족 안전 이송해주고 소방서로 불려가 세시간 정도를 조사 받은 게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청 직원으로 인증된 작성자는 “대선후보 당사자는 구급대원과 의료진에게 감사 표현을 했다”며 “문제는 야간 근무가 끝난 후 퇴근한 이송 직원들을 아침 9시쯤 소방서에 불러들여 VIP 이송보고를 안 했다고 몇 시간이나 조사와 질타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방청에서 소방본부로 소방서로 거꾸로 대선후보 가족을 이송한 게 맞냐고 내려오면서 윗분들의 심기를 건드려, 본인들 의무를 다한 이송 담당 직원들이 비번날 소방서로 불려와서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조사를 받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이 VIP 관련 보고를 강조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유명인 못 알아봤다고 질타를 받는 게 말이나 되나요. 안 그래도 코로나 상황에 구급대원들 개고생하는데 진심 어이가 없어서 글 써본다”고 밝혔다.
글이 올라온 뒤 SNS에는 소방당국 상부를 질타하는 글들이 빗발쳤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나라냐? 남조선인지 북조선인지"라며 "이재명이 남조선 '1호'냐...
조사해서 대원들 추궁한 자들, 중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이 있었던 당일 소방의날 행사가 있어서 분당소방서 측에서 대원들이 퇴근하기 전 면담하지 못하고 퇴근한 뒤 정오께 다시 불러낸 것으로 파악됐다"며 "면담한 시간은 인터넷 커뮤니티 글에 적힌 것처럼 몇 시간은 아니고 30여 분 정도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파문이 일자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집에 119가 도착할 때 저는 복장을 갖추고 저희가 누구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으니 그들이 제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만 알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니 '00'인사 보고의무가 있다해도 보고대상이 아니니 당연히 보고하지 않았겠지요"라고 구급대원들을 감쌌다.
그러면서 "제가 본 젊은 구급대원 3인은 훌륭한 공직자였다. 얼마 전까지 제가 지휘하던 경기도 공직자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며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내용도 모른 채 질책할 것이 아니라 격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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