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약 성범죄' 청년대표, 알고보니 홍준표 캠프 출신
홍준표 캠프 "캠프내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직함 이용한 것도 아냐"
앞서 <채널A>는 20대 청년단체 대표인 이모씨로부터 강간 등 성폭력을 당했다는 20대 대학생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성폭력 피해사실을 언론에 증언한 대학생만 4명에 달했다. 문제의 이모 대표는 평소 청년정책 관련 각종 행사에 단골로 등장하고, 지자체장과 정치권 인사 친분도 과시해 왔다고 한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문제의 대표는 단둘이 있는 술자리에서 술잔에 알약을 넣는 방식 등으로 성폭력을 자행했다.
단체회원인 A씨는 지난 7월 술자리 중 잠시 자리를 뜬 사이 누군가 술잔에 알약을 넣은 걸 발견하고는 알약을 꺼내 촬영한 뒤 청년대표 이씨에게 항의하자, 이 대표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다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자신이 비염약을 넣었다고 자백했다.
피해자는 "(이씨가) 비염약에 수면유도제 성분이 있어서 궁금해서 넣어 봤다라고… 평생 사죄하는 모습 보이면서 살겠다고 이런 얘길 했어요"라고 전했다.
또다른 단체회원 B 씨는 석달 전 대표와 술을 마시다 의식을 잃었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이모 대표와 모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 대표는 "미안하다, 아무 일 없었다"면서도 "이번 일은 무덤까지 갖고 가자"고 했다고 피해자는 증언했다.
피해 학생들은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미 이들을 불러 피해사실을 조사한 뒤 이번 사건을 '집중수사' 대상으로 철저 수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청년단체 대표는 "그런 사실이 없다. 무고나 이런 것도 저희가 고소장이 신고되는대로 접수할 계획"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문제의 청년단체 대표는 본지 확인결과 홍준표 캠프 소속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3일 해당 대표에게 "귀하를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홍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산선대위 대학생위원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제의 대표는 언론보도후 홍준표 캠프에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캠프는 즉각 이를 수용했다. 그는 소속단체에서도 사퇴했다.
홍준표 캠프는 이에 대해 본지에 "그 친구는 원래 국민의힘 대학생 위원회 소속이었다. 그래서 이 친구를 의심없이, 검증없이 받았다"며 "10월 3일 부산 갔을 때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채널A에서 그런 사건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캠프 내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직함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캠프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에서는 해당 성폭력에 대한 엄중처벌과 캠프의 공개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19일 대표단회의에서 "이번 청년단체 성폭력 사건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해당 단체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위원장이었고, 해당 단체의 행사에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왔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이제껏 나서지 못했던 이유도 가해자의 권력과 인맥 탓이었다"며 "가해자는 그동안 회원들에게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국민의힘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며 자신이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정치권력이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라며 "가해자가 위원장직을 맡았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측은 가해자의 사임으로만 꼬리자르기할 수 없다. 자성과 책임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바"라며 해당캠프에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몇 년간 정치권에서 각종 성범죄가 계속 있었는데, '청년 정치'를 표방한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참담하다"며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범죄수법은 점차 교묘해지는데 이를 잡아낼 법적․행정적 역량은 너무나 미비한 상황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이런 수법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공포를 느끼고 있다. 대책이 시급하다"며 "민주당은 약물 오남용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법적․정책적 정비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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