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사퇴 "숙고 시간 갖겠다", '플랜B' 출현

'윤석열 리스크' 부각되자 대선행보 시작. 성공 여부는 미지수

2021-06-28 09: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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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예고한대로 사의를 표명했다.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사실상 대선 출마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관측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독주하던 야권 대선 판도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에 마지막 출근을 하면서 취재진에게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오늘 유명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그리고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언제 정치에 입문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취재진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면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문재인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 원장은 최근 윤석열 X파일 논란 등으로 '윤석열 리스크'가 표면위로 떠오르자 보수진영 일각에서 '플랜B'로 적극 거론되며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는 보수진영이 매료될 요인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우선 그의 조부는 일제의 강점후 만주에서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 고 최병규 선생이며, 그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95)은 인천상륙작전 등에 참전했던 한국전쟁의 영웅이다.

그의 집안은 병역 명문가이기도 하다. 최 원장 본인은 육군 법무관 중위로 전역했고, 형은 해군 대위, 두 동생은 공군 대위, 육군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다. 입양한 장남도 해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그는 경기고 재학시절 소아마비 친구를 2년 동안 업고 학교를 다녀 신문 미담기사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 진학후에도 다음해 입학한 친구를 눈이 올 때는 기숙사로 찾아가 강의실까지 업고 다녔다. 둘은 1981년 나란히 사시에 붙었다.

그는 결혼후 두 딸을 낳았고, 뒤에 아들 둘을 입양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감사원장이 된 뒤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며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김오수 전 법무차관 감사위원 내정,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혜채용 등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그는 독실한 개신교 장로이며 PK인 경남 창원 출생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그가 대선주자로서 적합한지는 미지수다.

그의 고교 동문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는 사람들은 '아유, 그건 정치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들 보던데"라며 "소위 '범생이'는 꼭 그렇게 정치에 맞는 게 아니다. 그런데 워낙 범생이로 살아온 친구였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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