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16일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흡수합병토록 한 데 대해 "코로나19를 빌미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정경 야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저지 방침을 밝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노선 개척, 항공 서비스 질적 제고에 여유 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면서 "동종업계 인수는 중복 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무더기 감원을 우려했다.

이들은 "과거 권위 정권의 상징인 밀실 협상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해 당사자인 양사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부·회사 간 합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 협의체 구성해 19일 오후 1시에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과 사무직 직원 등이 속한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양사 노조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항공노조는 다음날 사측 설명을 듣고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