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박근혜 수호천사를 자처했던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마침내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전 의원은 이 날 오전 10시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를 위해 저를 제물로 바칠 각오를 하며 오늘 입장을 밝힌다"며 "저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 오늘부터 제 모든 힘을 다해 이명박 후보를 돕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눈이 퀭한 젊은이들이 9만명이나 몰려들었다. 생활고로 동반자살하는 가족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국민들이 받들고 섬길 대통령이 아니라, 나랏일을 당차게 해낼 경험 많은 일꾼"이라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교했다.
그는 "이명박은 배고픔에 소리죽여 울어본 사람이며 없는 설움과 아픔을 고스란히 겪은 사람이다. 이 시대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몸부림첬던 ‘우리같은’ 사람"이라고 이 후보를 거듭 격찬하며 자신의 지지 이유를 강변했다.
그는 또 "‘청계천’은 더 이상 ‘전설’이 아니다. 우리앞에 있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실’"이라며 "이명박 후보는 꿈을, 눈 앞의 현실로 만든 최초의 정치인이다. 그는 힘이 있고 능력이 있다"고 이 후보를 거듭 추켜세웠다. 그는 "이명박 후보와 함께하면 대한민국은 무한대의 꿈에 도전하고 그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다"며 "이 절망의 시대에 ‘셀러리맨의 신화’에 기름을 부어 ‘대한민국의 신화’를 활활 타오르게 할 인물이다. 21세기 시대정신, 이명박"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지지를 커밍아웃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그는 3분 남짓의 이같은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간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없이 곧바로 당사를 빠져나갔다. 그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다름아닌 여의도 한나라당사 바로 앞 건물에 위치한 이명박 캠프 사무실.
전 의원은 "일문일답은 캠프(이명박 캠프)에서 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이명박 캠프를 '자신의 캠프'로 규정했다.
전 의원은 당사를 빠져 나오는 승강기 안에서 정형근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만나 환담을 나누기도 하는 등 캠프로 이동하는 내내 환한 표정을 유지했다. 전 의원의 캠프 입성 길에는 이명박 캠프의 송태영 공보특보가 미리 마중나와 그를 안내하는 등 특급예우를 했다.
박근혜 캠프의 한 관계자는 "전 의원이 재판에서 <일본은 없다> 표절 사실이 드러나는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리자 이명박 캠프 우산 속으로 숨는 모양새"라며 "과연 남의 글을 표절이나 하는 인사가 들어간다고 이명박 후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의문"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