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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식물대표'? 지시해도 '묵살' 당해

홈피 비난글 삭제 지시후 '새 비난글', 과거 글들도 그대로

5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 양캠프 소속 의원들이 서로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그것은 한나라당을 홍보하기 위한 홈페이지를 양캠프 싸움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삭제함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언했고, 이에 대해 강재섭 대표는 즉각 삭제를 지시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곧 이같은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했다.

그러나 만 하루가 지난 6일 오전 10시반 현재도 '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는 이명박-박근혜 양캠프의 상대방을 비난하는 글들이 변함없이 버젓이 실려있다.

한술 더 떠 5일 오후에는 박근혜 선대위의 이혜훈 대변인이 이명박진영을 맹비난하는 '새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이혜훈 의원은 '토론이 두려우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오늘 이후보측은 5회로 예정된 향후 후보토론회를 사실상 1회로 줄여달라는 공식문건을 당선관위에 제출했다. 이후보측의 요청은 총2회로 하되 다섯 후보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는 한 번만 하자는 것"이라며 "그 심정 충분이 이해한다. 20%넘던 지지율 격차가 토론회를 계기로 급속히 줄어들어 5%내외로 줄어들었으니 ‘토론 공포증’에 걸린 만도 하다. 한때는 토론회 한번 할때마다 지지도 격차가 6%씩 줄기도 했다"고 비아냥댔다.

이 의원은 이어 "당시 사실상 유일한 공약이던 경부운하는 이제 지지하는 국민이 한자리 수에 불과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신혼부부 집한 채 공약은 공짜로 주는 게 아니라는 충격적 실토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분노의 부메랑이 되었고, 대표공약이라던 747도 반드시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희망사항이라는 어이없는 고백으로 온 국민을 허탈케 했다"며 "토론만은 피해가고 싶은 그 심정은 십분 이해하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행보로는 전혀 적절치 않다. 정해진 룰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지키는 모습을 단 한번만이라도 보여주길 국민들도 당원들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거듭 이명박 후보를 비난했다.

이 의원은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데...귀족교육 시키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간절해도 최소한 실정법만이라도 지키는 그런 대통령, 정해진 룰이라면 욕망을 억누르고라도 지키는 그런 대통령을 이 땅의 수천만 부모들은 간절히 바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헤 전쟁의 와중에 '식물대표'가 된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연합뉴스


'한나라당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는 이같은 이혜훈 의원의 '새 글'외에도, 이명박 처남 김재정씨의 고소를 "고소 난동"이라고 비난한 이혜훈 의원의 '김재정씨의 고발에 대한 입장'이라는 4일자 글, 이명박 선대위의 공성진 의원의 '더 이상의 네가티브는 공멸, 정권교체도 물 건너갑니다'라는 2일자 글, '1:1 토론 제안은 국면 회피용 전략일 뿐'이라는 지난달 29일자 이혜훈 의원 글 등 상호비난 글들이 그대로 실려있다.

"한나라당은 없고 '이명박당'과 '박근혜당'만 있다"는 세간의 비아냥이 과장된 말이 아님을 입증해주는 풍광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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