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그동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어떤 정책이든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 부시 대통령이 도리어 대북햇볕정책을 쓰는 상황이 됐다. 부시 대통령이 핵폐기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순차적.동시적으로 추진하면 한나라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대선에 임박해 찬성해야 할지도 모르는 국면이다. 참여정부든 특정후보든 어느 정파든 남북정상회담 국면을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끌려는 유혹을 갖지 말고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에서 활동중인 최성(44.경기 고양 덕양구) 의원은 대표적인 통일외교 전문가다. 국회에서 열리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상임위회의 때면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의 관료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북관계 등 현안에 대한 최 의원의 날카로운 질의에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항상 질문 40-50가지를 준비해 현안에 대해 질의하고 정부 대책의 문제점을 추궁하는 통에 최 의원이 등장하면 통외통위 회의장은 후끈 달아오르곤 한다.
최근 <김대중 잠언집 배움> <아내만큼 경의선이 좋은 남자> 등 2권의 책을 출간한 최성 의원은 5일 오후 백범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요즘 흔한 대선주자 출정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는 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이 참석하고, 지방일정 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영상메시지를 보내며,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범여권의 정치인이 총출동해 축사와 연설을 하고 야당에서도 축하의 말을 건넬 정도로, 각계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다.
“부시가 도리어 남북정상회담 원해 연내 개최 가능성 유효”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 의원은 최근 대선국면으로 인한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불투명성에 대해 “미국의 대북정책과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동 균열이 유지되다가, 남북정상회담을 도리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며 “북에서도 햇볕정책을 신뢰하고 있고,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마침표를 찍어야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국제적 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내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이 도리어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특사 방북에 대해 “현재 한물 간 듯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DJ의 재방북, 공식특사로서의 재방북의 의미는 더 클 수 있다”며 “공식 특사로서의 방북을 통해 모든 문제를 풀자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분명 남북 평화관계의 모멘텀을 국민에게 약속했고, 김 전 대통령은 충실하게 사심 없이 해낼 유일한 분”이라고 김 전 대통령의 특사 방북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DJ의 방북이 무산된 데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DJ의 위상을 공식특사인지 명료하게 정의하지 않았던 것이 중대한 무산이유가 됐다”며 “북측 관계자들로부터 이 중차대한 시기에 김 전 대통령과 같은 비중 있는 분이 오면 공식특사인지, 개인자격인지, 의미 있는 민족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협의와 논의가 돼야 하는데, 공식특사 등 위상이 불투명한 것이 문제였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어떤 정책이든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핵폐기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순차적.동시적으로 추진하면 한나라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대선에 임박해 찬성해야 할지도 모르는 국면”이라며 “정략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등 야당도 초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 방북단에 당 차원 참여하는 것이 대선 정략적 이용을 막아”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부시-김정일 두 정상이 강렬하게 원하고, 그래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국면이 되고,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의 이행이 가능한가를 봐야할 것”이라며 “방북단에는 한나라당 후보까지도 함께 할 수 있고 야당이 방북 자문단, 고문단에 초당적으로 참여할 경우 남북, 통일 현안이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안전장치를 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과 4개국 정상회담 및 평화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남북정상회담 방북단 참여를 제안했다.
그는 경의선 시험운행에 대해 “이 경의선이 뚫리는 순간 북한의 체제가 뚫리는 것이라는 북한 군부의 불안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운행이 이뤄졌다”며 “이제 경의선은 통일조국의 첩경이 되는 것만이 아니라 남북교류협력과 남북한 공동번영의 출구가 도리 것이며, 경협의 견인차만이 아닌 대한민국을 번영시킬 수 있느나 마느냐가 결정적인 관건이 됐다”고 중요성을 높이 평가했다.
“DJ는 외부 총구 의식 신중, 盧는 벼랑끝 칼끝승부로 지지 추락”
그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두 대통령의 리더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극"이라며 "DJ는 아태재단이나 대통령 시절 남북관계에 대한 발언을 할 때 국내 보수언론, 색깔론을 펴는 용공세력의 수구냉전 시각, 네오콘, 빌 클린턴 미 대통령 행정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중국과 일본 등 5-6중의 구조적 제약조건과 외부의 총구를 항상 의식하면서 견제와 책임감을 통해 정책을 추진했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반면 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법적인 틀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세적 방식을 통해서 문제를 풀려고 했다. 스스로 표현하듯 ‘벼랑 끝에서의 칼끝승부’를 통해 언론, 국회, 심지어는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전방위 전면전을 취하면서 전반적인 국민적 지지율이 추락했다. 친노사모 그룹을 제외한 두터운 지지층의 이반과 일탈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항상 ‘국민보다 반보 앞으로’라는 입장으로 골수 반 DJ세력들과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정책이든 무엇이든 결단을 해내는 스타일”이라며 “반면 노무현 대통령이 정국상황을 지나치게 과신한 것인지, 여러 제약요건이 있는 비주류 개혁정치인의 제약을 알면서도 정공법적으로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은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포용과 생산의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이룰 지, 임기말에 독특한 역동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태재단 책임연구위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했으며,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TV토론 대책팀장과 안보보좌역을 역임한 뒤 청와대 통일비서설 및 정무수석실 국장을 역임했다.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회의(1~5차)대표단으로 활동했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교환교수,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를 지냈다. 2005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선정 '올해의 국제전문가'로 선정됐으며, 2006년에는 미국 인명연구(ABI)의 국제평화상(International Peace Prize)을 수상했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최성(44.경기 고양 덕양구) 의원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북 화해정책에 적극적일 정도로 상황이 변해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 김홍국 기자
“98년부터 모은 메모와 자료 바탕으로 펴낸 잠언록 보람”
뷰스앤뉴스 이번에 두권의 책을 출간했다. 어떻게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는지.
최성 의원 큰 부채를 덜어낸 느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록 <배움>은 DJ와의 첫 만남 당시부터 구상한 작품이었다. DJ는 영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아태재단 왔을 때 똑똑한 통일 관련 박사를 물색해 제대로 된 연구재단 만들겠다고 해 인연을 맺었다. 그 후 긴 세월 동안 DJ의 평화사상, 통일의 철학, 민주주의에 대한 실천적 경험, 혹은 정치에 입문한 이후 초선 정치인이 가져야할 자세, 정치적인 스승의 역할을 했다.
청와대를 나오면서 책을 내려 했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임기중 그분의 사상과 철학, 인간적인 면모를 나타낸 책을 낸 것은 개인적 스승이랄 수 있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를 덜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워낙 엄격하신 분이라 누가 될지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는 이야기 들었다. 영광이며 뿌듯하다.
<아내만큼 경의선이 좋은 남자>는 초선의원 3년 동안 투혼과 정열을 바친 의정활동을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냈다. 서문에 썼듯이 83년 고3수험생 시절부터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의 학생 데모 참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25년 가까운 생활을 제일 좋은 단어인 ‘참으로 치열한 삶’의 모든 부분을 드러냈다. 책으로 내다보니 약간 미화된 쪽이 없지 않지만 책을 통해 이번에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뿌듯하고 후련한 느낌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2권에 대한 평가에 대해 독자나 저를 좋아하는 분들의 평가를 의연하고 당당하게 받고 싶다.
뷰스 책을 쓰고 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텐데 책을 쓰고 펴내는 과정에 대해 소개해달라.
최성 잠언록 <배움>은 98년부터 자료를 모았다. DJ와의 첫 만남 이후 무슨 메모든 좋은 말을 하면 그때부터 자료를 모았고 청와대에 가서도 모았다. 자료에 대한 수집은 거의 20년 가까이 한 셈이다. 당시 DJ에게 트럭 분량의 보고를 했는데 다 가지고 있다. 본격적인 준비는 청와대 나오면서 했다. 가장 가까이서 그분의 희로애락과 인간적인 면을 파악하고 있는 내가 그 책을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4-5년 준비했다. 별도로 출판사 랑 자주 만나 비정치적이면서도 말 그대로 잠언에 해당되는 생명력을 가질 철학적 사색의 글을 뽑았다. 김 전 대통령이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멋진 말을 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글을 뽑았다.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얼마전 만난 자리에서 ‘최박사. 밤에 매일 몇 장씩 읽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 표현에 이 잠언집에 대한 평가가 그대로 녹아있다. 박지원 비서실장도 ‘잘 만들었다. 김 전 대통령께서 대단히 만족스러워 하신다’고 하더라.
<아내만큼 경의선이 좋은 남자>는 나름대로 국회 들어오기 전부터 20년 동안 정열을 바친 학문적이고 실천적인 경험들을 담았다. 국회내에서도 치열하게 산 것 같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식 표현에 따르면 ‘최성은 남북교류협력의 군기반장’이었다.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사실 ‘낡은 색깔론과 수구냉전적 봉쇄정책과의 전사’라는 입장에서 한순간도 늦추지 않고 했다. 치열한 토론을 했고, 김용갑 의원의 해방구 논란 등에서 보듯, 군기반장을 자임하고 냉전수구세력의 공격에 대한 반론을 제시했다. 참여정부의 이병완 비서실장이나 한명숙 총리에 대해서도 싫은 소리와 논전을 무수하게 했다.
제 강점은 무수하게 많은 직보를 했다는 점이다. 과거 김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가 ‘이렇게 보고하고도 정책참모 역할을 하려고 하느냐’고 말할 정도로 DJ에게도 직보를 했다. 너무 비판적인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DJ가 본 최성은 가장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며, 그래서 좋아하고 신뢰한다고 했다. 이병완 비서실장이나 통일부 장관 역임자들, 다른 대선배들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어떤 정당보다 국민 입장에서 치열하게 비판했다. 진정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작업 자체는 1-2년 정도 걸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20년 가까운 학계, 청와대 시절 등 모든 이야기를 생생하게 책속에 담았다.
“DJ, 7년전 현재 남북미 상황 그대로 읽고 정상회담 진행”
뷰스 <아내만큼 경의선이 좋은 남자>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필원고가 최초로 공개됐는데.
최성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영국에 계실 때 당시 박종화 목사 자문역으로 가까웠던, 남궁진 전 의원을 통해 정치적 은퇴 상황에서 통일.평화 연구를 보좌하겠다고 해서 공채로 들어갔다. 그때부터 임동원 아태재단 사무총장 영입 전까지 2년여동안 거의 매일 수시로 독대 보고했다. 북한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상황이었고, DJ의 3단계 통일론을 체계화하겠다는 의지와 햇볕정책에 대한 구체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자료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이제는 국제적인 브랜드화가 된 햇볕정책과 점진적인 3단계 통일방안은 차례로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볼 것이다. DJ의 친필원고에 녹은 고민과 철학, 비전은 북핵문제라는 최대 위기적 상황에서 오히려 실천이 되고 빛을 발하면서 햇볕정책을 ‘퍼주기’라고 매도해온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들도 햇볕정책 한다고 할 정도로 변화를 이끌어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햇볕정책보다 더 햇볕을 품은 정책적 수단을 설정하고 있다. 이런 한반도와 세계사의 변화 과정 속에서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자부해온 사람으로서 DJ의 이런 사상과 철학과 실천적 노력이 어떤 상황에서 나오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다뤄보고 싶었다. 햇볕정책이 없이는 최근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움직임이나 사상 최고가인 주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움>이라는 잠언록을 내고 지극히 일부 자료를 이번 책에 사용했다.
최근 과거 자료를 살펴본 결과 김 전 대통령은 6.15남북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13일 청와대 외교안보실에서 준비한 정상회담 말씀자료에서 2007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미리 읽고 있었다. 당시 자료도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료에서
“취임 이후 미국.일본에게 북측과의 관계정상화를 권고해 왔고, 미국에 대북경제제재 해제를 권장했다. 한반도 위기설이 대두될 때 미국에 화해협력정책을 토대로 한 포괄적 접근을 추진토록 권고했다. 우리도 북측의 과계개선 노력을 지원하겠지만, 북측도 미일에 대한 불신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과거에 얽매지지 말고 국제적 비확산노력에 협조하는 등 관계정상화와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장애요소를 털어내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은 남북당사자로 남북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이미 합의한 대로 긴장완화, 관계 개선을 해나가면서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해야 한다.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 미중의 협조도 필요한 만큼 두 나라의 협력을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아가 남북이 협력해 ‘동북아 안보협력체’를 구성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구도와 너무나 유사하다. 김 전 대통령이 7년전에 그리고 이야기한 내용이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그려내는 지도자의 통찰력과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수 있지 않은가.
최 의원이 아태재단 시절, 청와대 시절 등의 메모를 바탕으로 펴낸 <김대중 잠언집 배움> ⓒ 최성 의원실
뷰스 잠언록의 주체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잠언론을 펴낸 최 의원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가 궁금하다.
최성 저는 떠오르는 첫 인상은 서문에 잘 나와 있다. 누구나 이 서문을 잘 참조해야 성공하고 행복할 것이다. DJ는 놀라운 메모 습관이 있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멈추지 않은 그의 메모는 인생을 성공시킬 가장 대표적인 습관이라고 본다.
현대에 와서 감성지수(EQ)의 중요성이 많이 이야기된다. DJ 하면 대단히 이성적 판단을 중요시하면서 과거에 대한 연연함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면서 미래에 대해 대단히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는 분이다. 그분의 철학 또는 스타일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습관이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된 힘이라고 본다. 실제 DJ는 철학적이고 학자적인 면모가 많다. 과거 서울대 교수들과 3단계 통일론을 논의하고 토론할 때 학자보다 더 예리한 질문, 비판적 토론을 제기했다. 과연 정치인으로서 플러스가 될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치열한 학구적 자세를 이야기했다. <배움>처럼 미래시대에 뭐를 할 것인지를 준비하고, 국가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치적 국민적 과제에 전환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시대적 역할이 뭔지 실천해 나가는 이성적 존재가 바로 DJ였다.
조금 아쉽다면 제가 딸을 낳았다니 지갑을 열어 금일봉을 주고, 만나뵐 때 저보다도 제 처에 대한 덕담을 건넬 정도로 정서적인 분이 바로 DJ라는 점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상함의 일상화가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고 국민들이 엄격하고 어렵고 권위주의적이고 무겁게 다가서는 것은 DJ의 진면목이 아닌다. 대단히 어렵고 조심스럽지만 또 대단히 자상한 분이라는 정서적 측면도 알아줬으면 한다. 그의 장점은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서 어떤 것이 잘된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 지켜보면서 배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사상가와 철학자로서 사색하는 DJ 잠언에 스스로도 놀라”
뷰스 풍운과 파란의 정치인생을 살아온 DJ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한국의 현대사다. 학자이자 정치가로서 후세는 DJ를 역사에 어떻게 기록할 것으로 보나.
최성 우선 스스로가 위치매김한 것처럼 역사와 민족과 정의와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철학자나 순교자로서의 삶이 있다. 현실적인 정치에 매몰돼 정치에 정략적인 가운데 역사와 신앙과 철학과 이성을 끊임없이 향하고 고뇌하면서 현실의 두터운 제약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 가장 유능했던 정치인으로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장 성공했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객관적인 시각일 것이다.
DJ는 경제와 평화라는 두 가지를 통해 봐야한다. 북핵실험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촉즉발 위기를 극복하는데 햇볕정책이 대단히 중요한 정책적 수단이 됐다. 한반도의 역사가 50년 100년 후퇴할지 모르는 국가부도 위기를 최단기간에 극복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경제와 평화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시간이 흐를수록 덧씌워진 색깔론, 용공조작 각종 부정적 평가가 잔존한 부분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그를 균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 사상가와 철학자와 같은 사색을 하는 잠언록의 DJ, 놀라운 인생역정을 걸어온 인생의 스승에게 배울 점들이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국민보다 반보 앞선 DJ와 벼랑끝 칼끝승부 盧 스타일 대조적”
뷰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하고 있다. 두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을 비교한다면.
최성 개인적으로 DJ를 아태재단 5년, 청와대 4년, 국회 4년 등 햇수로 10년 넘게 보고 배우고 있다. 모든 정치인도 그렇지만 공식적인 평가나 언급과 달리 실제 당신이 생각하는 심중의 평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의 위상이 있어 절제되고 균형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본다.
DJ는 일각의 비판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북핵위기 때는 오히려 햇볕정책의 지속강화를 주장한 반면 최근에는 대통합을 위한 절박한 시대사적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북핵위기 국면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적 상황이 위기로 치닫게 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있었다. 대통합의 경우 조건 없는 무조건적 대통합을 주장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해방후 최초의 민주정권으로의 교체, 재임중 개혁정부가 이룬 10년의 정권역사가 다시 수구냉전세력이나 반평화 반민주 반개혁세력에게 돌아갔을 경우 10년의 민주주의 진전과 개혁의 역사가 후퇴할 수 있다, 특히 수십년 후퇴할 수 있다는 위기 진단이다.
현재 분열적 상황을 보자.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간 여유가 없는 지대함과 압박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결정적인 중요한 언급을 통해 시대사의 방향과 물꼬를 잡아줌으로써 큰 틀에서 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본다.
두 대통령의 리더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상극이다. DJ는 아태재단이나 대통령 시절 남북관계에 대한 발언을 할 때 국내 보수언론, 색깔론을 펴는 용공세력의 수구냉전 시각, 네오콘, 빌 클린턴 미 대통령 행정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중국과 일본 등 5-6중의 구조적 제약조건을 항상 의식하고 그런 견제와 책임감을 통해 정책을 추진했다. 해방 후 최초의 정권교체이므로 공무원 개혁, 언론개혁 등 각종 사회개혁도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2-3중의 제약과 외부의 총구를 항상 의식하면서 항상 ‘국민보다 반보 앞으로’라는 입장으로 정책이든 무엇이든 결단을 해내는 리더십이었다. DJ가 집권하면 한국사회가 극단적인 혼돈으로 빠지거나 걷잡을 수 없는 피의 숙청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던 골수 반 DJ세력들이 백기투항을 한 것은 아니었지 않은가. 이들이 국정운영에 반기를 들었으나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적대적이지 않은 가운데 일정한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사회개혁이 유지되는 그런 상황이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DJ의 집권 5년의 민주적 토대와 변화된 사회환경, 국제적 여건의 진전을 바탕으로 집권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노 대통령이 지나치게 과신했는지, 아니면 마찬가지로 그런 2-3중의 제약요건이 있는 비주류 개혁정치인의 제약을 알면서도 정공법적으로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은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문제는 국내 정치지형이 대단히 협애한 관료사회, 언론과의 준 적대적 환경에서 출발했고, 검찰과 국정원 등 소위 오랫동안 유지된 권력기관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과 권위와 권력행사를 포기했다는 점이다. 전면적이고 적극적인 문제해결의 방식이었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법적인 틀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세적 방식을 통해서 문제를 풀려고 했다. 주요한 국정과제를 푸는 방식을 스스로 표현하듯 ‘벼랑 끝에서의 칼끝승부’로 잡았고, 언론, 국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전방위 전면전을 취하면서 전반적인 국민적 지지율이 추락했다. 친노사모 그룹을 제외한 두터운 지지층의 이반과 일탈도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에 대한 최종 평가는 약간 유보적이다. 국가신용등급 상승, 부동산 안정 등이 그렇다. 한때 수구세력에 의해 반미친북좌파로 매도됐던 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한미 FTA 등에서 보듯 미국과 유례없는 찰떡공조 속에 북핵 위기관리에 나섰다.
이같은 국정운영방식을 보면 큰 틀에서 제가 선호하는 DJ식의 국정운영이라는 큰 틀의 방식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종 평가는 오늘 이 시점 이후 다음 정부까지 임기를 마지막 마무리할 때까지 봐야한다.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노 대통령의 공세적 공격적 전투적 국정운영방식에 대해 이에게 물었더니 ‘언제까지 그런 방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기다려보라’고 포용과 생산의 리더십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임기말에 독특한 역동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
최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특사 방북에 대해 "현재 한물 간 듯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DJ의 재방북, 공식특사로서의 재방북의 의미는 더 클 수 있다"고 특사 방북의 적극 추진을 주문했다. ⓒ 김홍국 기자
“부시가 남북정상회담 원하는 상황 반전, 연내 개최 여전히 유효”
뷰스 연내 남북정상회담은 가능하다고 보는가. 12월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내 성사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성 제가 DJ의 방북을 국회 차원에서 최초로 제기했다. 저는 여전히 현 시점에서 DJ의 방북은 유효하고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하는 데 DJ의 방북 무산 시 도대체 왜 이유가 뭐냐, 김정일 약속 아니냐고 북측 관계자들에게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대답은 첫째, 결정적으로 노 대통령이 DJ의 위상을 공식특사인지 명료하게 정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비중 있는 분이 오면 공식특사인지, 개인자격인지, 의미 있는 민족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협의와 논의가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공식특사 등 위상 정의를 불투명하게 했다고 북측 관계자들에게 들었다.
둘째로는 북쪽의 혁명 사적지 방문에 대해 DJ에 요구하는 문제였다. 전직 대통령이므로 혁명열사릉 등에 대해 방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데 대해 DJ의 입장은 선을 긋듯 분명했다. 현재 한물 간 듯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DJ의 재방북, 공식특사로서의 재방북의 의미는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그동안 균열이 유지됐는데, 남북정상회담을 도리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상회담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지, 특정대선에 유불리한 것으로 왜곡될 경우 노 대통령이나 대선국면에 치명적일 수 있다. 얼마전 앞으로 범여권의 후보가 됐건, 어떤 정치세력이 됐건, 한나라당이 이용한다고 하는 부분에 싸웠지만, 남북문제 정치적 활용 후보는 국민적 시각에서 옳지않다고 본다. 기회가 될 때마다 북에 대해 북측이 남측 대선에 대한 개입을 하지 말고, 특정후보에 대한 비난을 하지말라고 했다.
재방북 논의는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정략적 이용을 하는 대선용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 임박한 미묘한 시점에 북핵문제를 풀고 국제적 상황을 아우를 수 있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프로세스를 이끌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뛰는 상황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노무현 정부도 그 정치적 의미가 살고 국제적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본다. DJ를 보내는데 노무현, DJ 이니셔티브를 긴장과 갈등에서 보는 시각을 과감하게 털어버려야 한다.
북에서도 햇볕정책을 신뢰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국제적 위상을 볼 때 단순히 남의 대선 문제가 아닌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마침표를 찍어야 평화와 국제적 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 공식 특사로서의 방북을 통해 모든 문제를 풀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남북 평화관계의 모멘텀을 국민에게 약속했고, 김 전 대통령은 충실하게 사심 없이 해낼 유일한 분이다. 그런 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이는 2.13북핵합의가 이뤄지고 북미간 및 남북간 특사가 교환되고 비공식 접촉 시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낮게볼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대단히 역설적이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부시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면 어떤 정책이든지 반대하는 것을 못봤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핵폐기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바람직하고 일괄타결하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순차적.동시적으로 추진하면 어떻게할 것인가. 한나라당이 대선에 임박해 찬성해야 할지도 모르는 국면이다. 여전히 가능성이 유효하다. 참여정부든 특정후보든 어느 정파든 남북정상회담 국면을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끌려는 유혹에 빠지지만 정략적 접근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한나라, 부시 정상회담 추진시 어려울 수 있어 방북단 함께 해야”
뷰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연초까지도 스스로 방북특사를 자임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방북특사를 맡는 것보다는,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주로 촉구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최성 DJ의 속내를 제대로 읽을 수 없으나, 당신은 항상 처한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하게 판단한다. 전직 대통령인데 조금이라도 성과 얻기 위해 방북에 욕심을 내거나 이렇게 하는 것이 국면에 도움이 전혀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주장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다.
또다른 뜻은 참여정부에서 북한이 원하고, 미국이 반대하지 않고, 참여정부가 권한다면 DJ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DJ가 나서서 초당파성을 지닌 국가원로로서 선을 그으면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도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DJ가 새삼스럽게 내가 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않겠지만, 안하고 국면을 놓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피해가려고 해도 피해가기 어려운 국면에 놓이고 있다. 부시-김정일 두 정상이 강렬하게 원하고, 그래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국면이 되고,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의 이행이 가능한가를 봐야할 것이다. 정략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등 야당도 초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방북단에는 후보까지도 함께 할 수 있고 야당이 방북 자문단, 고문단에 참여하면서 남북정상회담과 4개국 정상회담 및 평화회담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일을 추진할 때 초당적 유력한 대선후보군을 대신하는 정치세력이 초당적 형태로 참여해 남북, 통일 현안이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안전장치를 통해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도 된다고 본다.
“경의선 타고 개성 출근 ‘철의 실크로드’ 성사는 시간 문제”
뷰스 그동안 남북철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번 책에서 경의선에 대해 강조했다. 시베리아 가로지르는 남북철도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최성 청와대 있을 때 낸 책이 금강산 관광 시작될 때 <금강산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라고 쓰고 싶다고 하자, 딸이 미쳤다고 말했다. 제목을 그렇게 정하다니라며 황당해했다. 그런데 금강산에서 2-3차례 패션쇼가 열렸고, 개성에서도 이뤄졌다. 국민들은 분단과 통일에 대해 찌들린 반공주의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사실 또 이렇게 바뀌었다. 평양의 경우도 여자골프대회를 이미 개최했다. 우리가 그런 상상력이 발동해야 하는 것이 바로 경의선이다.
경의선을 타고 개성에 출근하고 철의 실크로드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개인적으로 하바로프스크-유럽 횡단열차를 타고 현장답사를 했다. 경의선 통과는 우리의 꿈이 영그는 시간 문제만 남은 사안이다. 이 경의선이 뚫리는 순간 북한의 체제가 뚫리는 것이라는 북한 군부의 불안감이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없다. DJ의 방북 무산시 북측 관계자들이 경의선이 신의주를 거쳐 유럽으로 가면 체제적 사활적 관심을 가진 군부가 용인하겠나라고 나에게 말했다.
여기서 DJ식 해법으로 돌아가면 경의선은 통일조국의 첩경이 되는 것만이 아니라 남북교류협력과 남북한 공동번영의 출구라고 불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불안증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저것을 붕괴전략이라고 불안하다고 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결국 2000년에는 정상회담으로 갔다. 경협의 견인차만이 아닌 대한민국을 번영시킬 수 있느나 마느냐가 결정적인 관건이라고 본다.
“정부 무슨 배짱으로 엄청난 비준동의안을 초고속행진 시키나”
뷰스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의 협상태도를 송곳처럼 날카롭게 비판하는 등 강력한 목소리를 제기했다.
최성 17대 국회는 대한민국의 지적 풍토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17대 국회가 이렇게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성을 찾지 못하는 이유가 과도한 확신과 단정, 상호이견에 대한 다양성 인정을 못하는 부분에 있다고 본다. 한미 FTA가 그렇다. 한미 FTA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추가협정과 타당성 내용을 봐야한다. 또 미국 민주당의 반대가 수사인지, 우리가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했는지, 투자자국가소송제에서 하나의 문구가 국익을 심대하게 훼손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대로 그냥 가면 완전히 발가벗는 협정을 맺는 것이다. 정부가 무슨 자신감으로 초고속행진을 하는지 납득이 안간다. 어떻게 한미 FTA를 초기부터 그렇게 진행하는지, 협상 개시부터 전면적 찬성을 할 수가 없었던 것 아닌가.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통해 진행되는데 과연 우리 국회가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2의 선진강국 진입이냐, 아니면 IMF 위기를 다시 가져올 지 전문성과 헌신성, 그리고 성실성을 보이는지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 정부가 무슨 배짱으로 엄청난 비준동의안을 이해당사자와 국민과 국회에게 설득하는지,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지 정확하게 검증해야 한다.
다른 사안은 후유증의 성격이 다르다. 다른 사안의 경우 정책판단을 잘못해도 그 성패는 운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한미 FTA는 당장 2-3년 후 걷잡을 수 없는 파괴적인 부정적이거나 반대로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농촌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농민들의 반대로 반대투쟁에 앞장서거나 당론으로 반대한 당도 마찬가지로 무조건적인 반대에 나서고 있다. 노 대통령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세게 밀어서 대단히 위험하므로 지지해야 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통과되면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심각하게 차기정부로 이양시켜 자구, 토씨 하나까지 우리가 당당하게 요구하는 추가협상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충분한 공감대를 유지해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협정 체결에 따른 이득이 60%라고 가자는 것은 안된다. 미국이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무시한 것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변덕스러운 민심 겸허히 받아들여야”
뷰스 저자로서 국민들이 꼭 가슴에 담아야할 추천 경구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최성 먼저 화이부동 편에서 나오는 잠언을 소개하고 싶다. 사람을 대할 때 마음을 온통 열고 아낌없이 줘야 한다. 이 말은 북을 대할 때도, 대통합을 논의할 때도 사소한 이견이나 방법론상의 차이를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대선정국에서 치열한 전쟁과 같은 전투할 때의 상황에서 상대에 대한 다양상의 인정이 필요하다. 진정성의 인정이 특히 대통합을 위해 고민하는 입장에서 대통합을 주창하는 분들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또 민심이란 변덕스럽고 속기 쉽고 겁이 많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백성의 소리가 민심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얼마 전까지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제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그게 아니다라는 심각한 표현이 나오고 있는 것이 최근 민심의 흐름이다. 범여권 심판은 처참할만큼 냉혹했다. 자기분열의 해체과정에서 다시 대통합으로 가면 어떻게 될지 진지하게 인식해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에 대해 제발 민심이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하지 말라고 한다. 정치인들 저마다가 쓰는 민심과 국민이 다르다. 민심이 변덕스럽고 때론 그럴지라도 실제로 민심을 향해 가라는 표현이다.
1백23가지의 잠언 모두를 소개하고 싶다. 가슴에 와닿는 잠언으로는
"사람을 대할 때 마음을 온통 열고 그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나를 아낌없이 그에게 주어야 한다. 온몸으로 받고 주어야 하며 그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은 그의 결함이나 계략을 눈감아 주라는 말이 아니다. 그것을 능히 보면서 온몸으로 대하고 주고 받으라는 말이다. 군자는 화이부동한다"(화이부동),
"이기심과 탐욕은 가장 큰 죄악이다. 이기심은 자기를 우상화하고, 탐욕은 탐욕의 대상을 우상화한다.(경계해야할 두 가지),
"역사는 항시 우리에게 질문한다. 그대는 어디에 서 있으며,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현재 무엇에 공헌하고 있으며, 후손을 위해 무엇을 남기려느냐고"(그대 어디에 서 있는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자유를 위한 투쟁, 번영을 위한 투쟁, 그리고 정의를 위한 투쟁, 이 세 가지가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한다"(더 나은 세상을 위해) 등 가슴에 새길 잠언들을 밤마다 다시 읽곤한다.
“北, 철천지 원수였던 미국에 애절한 짝사랑 전할 정도로 변했다”
뷰스 그동안 평양 5회, 개성과 금강산 각 10여차례 등 20여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다. 최근 바라본 북한의 변화와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최성 북한의 변화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혹자는 햇볕정책 10년 동안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핵실험과,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제자리에 돌아왔다며 퍼주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퍼주기 논란에 대해 불만적 감정을 안가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신념화된 햇볕론자라 해도 박수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햇볕정책에 대한 매도는 지극히 정략적이다. 중국이 변하는 것처럼 쿠바와 북한이 변하고 있다. 북한은 철천지 원수인 미국에 대해 애절한 짝사랑을 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평양을 방문할 때 북한의 권위나 자존심을 훼손하면 억류하는 사건을 벌이곤 했던 북한이 달라졌다. 제가 만날 때 김정일 위원장과 사회적 측면의 각종 행태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신중하게 보인다. 그러나 강도 높은 요구를 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면 이제는 경청하고 문제점을 인식한다. 오늘의 평양을 중국과 베트남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과거 칼기폭파사건,버마 아웅산사태를 저질렀고, 군부권위주의 시대에 철의 장막과 죽의 장막보다 두터운 장벽과 비교해 보면 평양은 지금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최근 국면들 보면 대결단을 할 지도부의 흐름이 보인다. 시기가 어떨지 모르나 4개국, 종전협정 맺고, 평화체제 등으로 갈 것이다. 대선전에 될지 모르나 북미관계의 로드맵에 따라 될 것이다.
뷰스 미국의 네오콘이 퇴조하고 외교정책이 변화하는 등 외교정책에서 대북 유화정책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외통위 위원으로서 미국의 대한국 및 대북한 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최성 걱정하는 것은 네오콘의 퇴조보다는 그로 인해 부시 대통령의 대북햇볕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는 독특한 상황이다. 어떤 면에서는 고무적이다. 미국 민주당은 미국의 국익에 유리한 전략을 중시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치밀한 성향을 보여왔다. 미국 민주당이 흔쾌하게 한반도 평화의 보조축으로 협력해줄 것인가. 미국 네오콘에 대한 걱정보다 우리 정부나 국회 차원의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북한, 대미 관계는 6차 방정식이 필요한 다차원의 프로세스이므로 우리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과 북핵폐기를 위한 평화 프로세스로 일을 풀어나가야 한다. 만일 일이 제대로 진전이 안되면 언제 어디서 어깃장이 날 지 알 수 없는 정말 신중하고 조심스러워해야할 국면이다.
“대통합 헌신으로 국민들의 잃어버린 지지를 회복해야”
뷰스 범여권의 대통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수 차례에 걸쳐 대통합을 강조하며 범여권의 단합을 촉구했다. 과연 대통합이 이뤄질 것인가.
최성 대통합은 절체절명의 이 시대 과제다. 이명박-박근혜 후보간 검증 논란 과정에서 국민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검증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를 선출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히 진행돼야할 프로세스다. 한나라당이 10년 동안 빼앗긴 권력을 찾겠다는 몸부림이 17대 국회의 기형화를 가져온 측면이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의 부도덕한 검증 논란을 통해서 대통합의 필요성과 절박성이 다시 확인됐다. 범여권 후보들이 대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인 자신 중심의 이해득실에 연연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정치 대선배들이 초선과 같은 정치후배들과 국민들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근태 선배와 같은 자기희생의 과감한 결단을 보여야 한다.
우후죽순처럼 남발하는 후보군은 유력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후보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한 점도 있지만,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내년 총선을 생각할 때 자기 지역구에서조차 당선될 수 있을 지 모르는 정치인, 지역구에서의 지지기반조차도 취약한 분이 전 국민을 상대로 대권후보로 나오는 상황이 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후보들 스스로의 자기 엄격성에 기초해야 범여권 후보로서의 의미가 있다. 이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자기를 던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정치인으로서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확인받음으로써 그동안 유보하거나 폐기됐던 평화개혁 민주진영에 대한 국민들의 잃어버린 지지를 회복할 수 잇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 모두의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