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서울시가 송현대 부지 매각 방해", 권익위에 민원
노조 "서울시, 노동자 고용 위협하는 탁상행정 멈춰라"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권익위에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 권고를 구하기 위해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고충 민원 신청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부지 매각 업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유·무형적 행위를 중단하라는 시정 권고 또는 의견 표명 결정을 해달라고 권익위에 요청했다.
앞서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총 15개 업체가 입찰참가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과 강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입찰마감일인 지난 10일 15곳 모두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입찰해 땅을 매입해봤자 서울시가 제동을 걸면 송현동 부지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정작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저가 매입을 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대한항공 측은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 4천670억원과 지급 시기(2022년)는 적절한 매각 가격과 매각 금액 조기 확보라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고려할 때 충분치 못하다"며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제항공편이 끊기면서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천억원을 지원받는 대가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약속한 상태다.
이에 대한항공은 1조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시가가 최소 5천억원대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를 연내 매각하고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의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서울시로 인해 차질이 생기면서 대한항공 노조도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서울시를 맹성토하기도 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운항노선의 90% 이상이 중단됐으며 심각한 자금난으로 존폐위기에 처했다"며 "송현동 부지 매각은 단순한 수익을 얻기 위함이 아님에도 서울시는 시세가 7천억원인 땅을 헐값에 매입하려고 한다"고 질타했다.
노조는 이어 "송현동 부지를 헐값에 매각할 경우 회사는 추가자금 마련을 위해 사업부 매각 등에 나설 수 있다"며 "2만여명에 달하는 대한항공 노동자의 고용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서울시는 탁상행정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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