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현산 구체적 조건 제시하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한화, 대우조선 인수 백지화후 9년뒤 1천260억 돌려받아
산은은 이날 채권단 입장 자료를 내고 "효율성 제고 등의 차원에서 이해관계자 간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현산 측이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해 달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어 "현산 측이 제시한 조건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현산 측이 보도자료에서 인수를 확정하기 위한 제시 조건으로 밝힌 것은 이해관계자 간 많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서면으로만 논의를 진행하는 것의 한계가 있음에도 현산 측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인수 포기를 위한 수순밟기가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작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을 2조5천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주식 매매계약을 금호산업과 체결했고, 현산은 2천500억원의 이행보증금(계약금)을 납입한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치명타를 입어 계약 당시보다 부채가 4조5천억원 폭증하면서 인수조건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산측 주장이다. 미래에셋은 아예 컨소시엄에서 빠져나갔다.
특히 현산이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사전 동의 없는 추가자금 차입 승인과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자 인수 포기까지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과 함께, 인수 무산 후 계약금 2천500억원을 되돌려 받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도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고 3천15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넣었다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위기에 직면하자 다음해 6월 이를 백지화, 장기간 소송끝에 2018년 1천260억원을 되돌려 받은 바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더라도 세계 항공사들은 오는 2022년까지 심각한 불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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