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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측, 또 한반도운하 장외 설전

사용어휘부터 내용까지 사사건건 대립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운하 공약을 놓고 18일 이명박 캠프와 박근혜 캠프가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재차 장외 설전을 벌였다.

이명박 캠프의 박승환 한반도운하추진본부장과 박형준 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의원이 어제 우리가 발표한 '강변여과 및 인공함양 방식이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1백여년 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고, 양질의 식수원을 확보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많은 취수방식'이라고 인정한 데 대해 감사하게 평가한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의원는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시장의 주장에 대해 좋다 안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보도자료에 제 이름까지 박아 '칭찬해줬으니 고맙다'고 하는데 명백히 잘못이고 완전 허위"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내용을 놓고도 정반대의 시각을 보이며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식수원 문제에 대해 박승환 본부장은 "우선 운하를 건설하면 수질이 좋아진다"며 "운하로 인해 물이 풍부해지면 당연히 좋아진다. 그것도 2급수 수준으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운하를 만들면 물이 깨끗해 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식수원을 옮겨야 하고 간접 여과수 방식을 해야 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승환 본부장은 '한강의 취수원을 옮긴다'는 주장에 대해 "팔당의 물이 풍부하기는 하지만 북한강 물처럼 깨끗하지는 않다"며 "서울시는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취수원 이전을 검토해 왔다. 취수원을 양수리 지점으로 이전하게 되면 최소 4백만톤에서 5백만톤 이상 취수할 수 있으며 나머지 부족한 양은 강변 여과수와 인공 함양수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 의원은 "저의 질문은 취수원을 양수리로 옮기면 필요한 물 47억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였다"며 "오늘 박 의원이 하루 4~5백만톤을 취수할 수 있다며 부족한 것을 인정했는데, 하루 8~9백만톤에 해당하는 나머지 공급량을 강변 여과수로 공급할 수 있는지 분명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본부장은 '운하를 건설하는 동안의 식수 대재앙이 올 수 있다'는 유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요즘 건설 수준을 알고나 하는 말인가. 무지의 소치"라며 "우리나라의 준설 기술은 강물을 거의 흐리지 않고 흡입방식으로 강바닥을 준설할 수 있다. 따라서 준설 및 시공과정에서도 전혀 취수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제가 접촉한 환경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런 공법을 모르는게 아니라 첨단 공법이 있어도 강물이 혼탁해 진다는 것"이라며 "운하는 전 구간에서 이뤄지는 토목공사이기 때문에 공사기간 동안 한강과 낙동강 물을 먹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게 전문가들의 시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말바꾸기를 자꾸 한다는 지적에 대해 박 본부장은 "이중수로 문제와 관련, 운하에서 직접 취수를 할 경우 독일이나 스위스, 네덜란드 같이 이중수로를 만들면 가능하기는 하다. 그래서 검토됐으나 그동안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던 상수원 대책이 발표됨으로 인해 이중수로 문제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에 "이 캠프는 오염문제가 제기되니 이중수로를 말했다가 이젠 (이중수로는) 홍수 때 제방이 무너져 큰일난다며 없어진 것이 됐다"며 "이런 말바꾸기가 한달 사이 여러차례 있었음에도, 그런 지적에 대해 음해다, 정치공작이다 라고 하는 것을 이해 못하겠다"고 말했다.

양 진영이 이처럼 반박과 재반박을 계속하면서도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어 이명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운하를 놓고 양측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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