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로 유명한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가 18일 김근태 의원의 대선 불출마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손학규 전지사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위한 잘못된 밀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범여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는 손 전지사를 혹독히 비판했다.

손 교수는 18일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김근태의 비극'이란 글을 통해 김근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역시 김근태답다"고 칭찬하면서도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김 의원이 낮은 지지도 때문에 낙마한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대비가 그러다하"며 김 의원과 손 전지사의 지난 행적을 비교하면서 손 전지사를 질타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김 의원이 민주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손 전 지사는 노태우를 비롯한 광주학살세력들이 반 호남지역연합을 통해 또 한번 광주를 죽인 3당 통합 후 이들에 합류해 줄곧 이들과 함께 하며 민주세력과 대립해 왔다"며 "그러고도 한나라당의 경선에서 승산이 없자 탈당을 해 범여권 후보를 노리는 등 기회주의자로 살아왔다"고 80년대이후 손 전지사의 행보를 '기회주의자'의 그것으로 규정햇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손 전지사가 범여권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면 김 의원은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낙마를 해야 하는 현실에서 한국정치의 비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정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손 전지사를 '악화'에 비유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이어 '정치인 김근태'가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김근태의 실책을 열거한 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그의 장점도 많기에 그의 낙마는 안타깝다. 그리고 그의 대승적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다만 그가 손 전 지사와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위한 잘못된 밀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남는다"며 거듭 손 전지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