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채동욱 대검 기획수사관께
"정몽구 회장 엄정처벌이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길"
채동욱 대검 기획수사관님!
얼마나 어깨가 무거우십니까?
정몽구 회장 일가가 자신들 소유의 글로비스 주식 전량(시가 1조원 상당)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더군요. 이건희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에서는 그 돈의 천문학적 크기에 대해 가십성 기사를 황사처럼 쏟아내고 있군요. 게다가 예의 경영위기 운운 하며 구속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채기획수사관께 몽땅 실어주고 있군요.
채 기획수사관님!
현대․기아차 그룹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표 주자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정씨일가의 불법행위가 검찰 수사로 가시화되면서 한국 차의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가 급락할 가능성도 매우 커지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니 아무리 강심장이고 원칙론자이시지만 마음이 천근만근 물에 빠진 솜바지가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현대차 관련 대외신인도 등의 문제는 불법적인 경영행위에 대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대외신인도 운운하며 국법이 엄격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현실론은 끊임없이 불법 경영을 부추길 것이고 대외신인도 등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지난 10일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는 한때 ‘스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회계 부정과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된 그는 “나는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끄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계 부정사건의 대명사가 된 엔론이 몰락한 지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스킬링 전 회장과 케네스 레이 엔론 창업주는 범죄 혐의에 대해 미 사법 당국은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엔론 내부고발자를 이용해 두 사람을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기소된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스킬링 전 회장은 2백75년을, 레이 창업주는 45년을 감옥에서 지내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사법당국의 특징은 ‘여론재판’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한마디로 인정사정 봐 주는 법이 없습니다. ‘죄와 벌’의 단순 명쾌한 논리만 적용할 뿐입니다. 그래서 법의 권위가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채 기획수사관님!
우리 속담에 "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새는 쪽박에 대해 동정론을 내세워 사회적 기부의 대가로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미 세계적 기업이 되어 미국 등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안에서 새고’ 나면 그만인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만일 정회장 일가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런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회사기회 편취를 통해 수조원의 이익을 챙겼다면 엔론의 경영진보다 더 혹독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랬을 때 현지공장 때문에 한국 내의 모기업은 거의 궤멸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 김우중회장이 세계경영을 펼치며 설립한 대우차 현지공장들의 채무문제가 모기업을 몰락시킨 적이 있음을 상기하셔야 할 것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해외진출은 대우그룹의 규모를 훨씬 상회합니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자금을 현지차입조달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대우차와 동일합니다.
채 기획수사관님!
이제 ‘안에서 새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한국의 재벌과 같은 제왕적 경영권 행사를 허용하는 시장은 한국 말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런 재벌이 해외에서 ‘원초적 본능’을 휘두른다면 한국 경제는 근본적 위기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론을 가장한 솜바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무겁지 않다고 생각하면 가십처럼 가벼운 솜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특권층 수사에 따르기 마련인 스쳐가는 청탁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시고 엄중한 구속수사를 기하시기 바랍니다.
필자 소개
1954년생으로 서울대 재학시절 전국적 규모의 학생운동을 조직한 데 이어, 현재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 본부장을 맡고 있다.
얼마나 어깨가 무거우십니까?
정몽구 회장 일가가 자신들 소유의 글로비스 주식 전량(시가 1조원 상당)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더군요. 이건희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언론에서는 그 돈의 천문학적 크기에 대해 가십성 기사를 황사처럼 쏟아내고 있군요. 게다가 예의 경영위기 운운 하며 구속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채기획수사관께 몽땅 실어주고 있군요.
채 기획수사관님!
현대․기아차 그룹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표 주자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정씨일가의 불법행위가 검찰 수사로 가시화되면서 한국 차의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가 급락할 가능성도 매우 커지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니 아무리 강심장이고 원칙론자이시지만 마음이 천근만근 물에 빠진 솜바지가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현대차 관련 대외신인도 등의 문제는 불법적인 경영행위에 대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대외신인도 운운하며 국법이 엄격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현실론은 끊임없이 불법 경영을 부추길 것이고 대외신인도 등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지난 10일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는 한때 ‘스타 에너지기업’이었던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법정에 섰습니다. 회계 부정과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된 그는 “나는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끄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계 부정사건의 대명사가 된 엔론이 몰락한 지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스킬링 전 회장과 케네스 레이 엔론 창업주는 범죄 혐의에 대해 미 사법 당국은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엔론 내부고발자를 이용해 두 사람을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기소된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스킬링 전 회장은 2백75년을, 레이 창업주는 45년을 감옥에서 지내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사법당국의 특징은 ‘여론재판’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한마디로 인정사정 봐 주는 법이 없습니다. ‘죄와 벌’의 단순 명쾌한 논리만 적용할 뿐입니다. 그래서 법의 권위가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채 기획수사관님!
우리 속담에 "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새는 쪽박에 대해 동정론을 내세워 사회적 기부의 대가로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미 세계적 기업이 되어 미국 등에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안에서 새고’ 나면 그만인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만일 정회장 일가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런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 회사기회 편취를 통해 수조원의 이익을 챙겼다면 엔론의 경영진보다 더 혹독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랬을 때 현지공장 때문에 한국 내의 모기업은 거의 궤멸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 김우중회장이 세계경영을 펼치며 설립한 대우차 현지공장들의 채무문제가 모기업을 몰락시킨 적이 있음을 상기하셔야 할 것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해외진출은 대우그룹의 규모를 훨씬 상회합니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자금을 현지차입조달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대우차와 동일합니다.
채 기획수사관님!
이제 ‘안에서 새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한국의 재벌과 같은 제왕적 경영권 행사를 허용하는 시장은 한국 말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런 재벌이 해외에서 ‘원초적 본능’을 휘두른다면 한국 경제는 근본적 위기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론을 가장한 솜바지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무겁지 않다고 생각하면 가십처럼 가벼운 솜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특권층 수사에 따르기 마련인 스쳐가는 청탁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시고 엄중한 구속수사를 기하시기 바랍니다.
필자 소개
1954년생으로 서울대 재학시절 전국적 규모의 학생운동을 조직한 데 이어, 현재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 본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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