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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지역주의-부패정치 부활하고 있다"

범여권 통합과 한나라당 성토, '민주세력 유능론'도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지역주의와 부패정치의 부활을 경고하며 범여권 통합파와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세력 무능론'에 강력 반발하며 자신의 치적을 강조했다. 광주 5.18 묘역에서 한 말이다.

"이제 다시 국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5년전 이 곳 광주시민들은 참으로 훌륭한 결단을 해 주셨다. 영남 사람인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셨다"며 "저는 여러분의 결단에 보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 이제 국정 운영과 정부 인사에서 지역 차별을 한다는 비판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남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그 이후의 선거에서는 영남에서도 30% 내외의 국민이 지역 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의미 있는 변화"라며 "선거제도가 합리적인 제도였더라면 상당한 당선자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여기에서 다시 후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주의는 어느 지역 국민에게도 이롭지 않다.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라고 우회적으로 범여권 통합세력을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공천헌금 비리가 118건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면 부패정치가 되살아 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이 제게 대통령의 중책을 맡긴 것은 제가 일관되게 지역주의에 맞서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저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제게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국민 여러분의 깊은 헤아림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범여권 통합세력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세력이 누구보다 무능하다는 거냐"

노 대통령은 '민주세력 무능론'에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노 대통령은 "요즈음 다시 민주주의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라며 "그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보다 무능하다는 말이냐. 언제와 비교해서 실패했다는 말이냐. 군사독재가 유능하고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세력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모든 면에서 87년 이전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가고 있다"며 "독재 정권을 퇴장시키고 민주주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선거를 통해 여야 간 정권교체를 이루고, 독재체제에서 구축된 특권과 반칙, 권위주의 문화를 청산했다. 정경유착과 권력형 부패의 고리를 끊어냈다. 권력기관은 제자리로 돌려 보내고, 권력과 언론의 관계도 다시 정리하고 있다. 더 이상 유착은 없을 것이다. 과거사 정리로 역사의 대의를 바로 잡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고 있다. 국민들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고 창의를 꽃피우고 있다. 진정한 국민주권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군사정권의 경제성과를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군사정권의 업적은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하여 이룬 것이다. 그리고 그 업적이 독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업적이었다는 논리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논리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군사정권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87년 민주화 이후부터 우리 경제는 체질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자유와 창의가 꽃피는 사회,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라야 의욕 넘치는 시장, 혁신하는 경제를 만들 수 있다. 민주정부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라며 "또한 평화주의를 확실한 대세로 굳혀가고 있다. 남북관계가 오랜 냉전의 굴레에서 벗어나 화해협력의 길로 확실한 방향을 잡았다. 또 한미관계가 일방적인 의존관계에서 상호 존중의 협력관계로 바뀌고 있다"고 자신과 DJ정부의 공적을 열거했다.

그는 "이 모두가 민주정부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민주세력이 이룬 성취이다"라며 "민주세력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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