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의 송금이 진행 중이라고 밝혀 2.13합의가 본격적 이행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외무성 "BDA자금 송금중. 곧 핵시설 가동 중지"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마카오아시아델타은행(BDA)에 있는 자금을 제3국에 있는 우리 은행구좌에 송금하기 위한 작업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며 "자금송금이 실현되면 우리는 곧바로 2.13합의에 따르는 핵시설가동중지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도 즉시 초청할 것이며 미국측과는 핵시설가동중지 후 단계조치를 심도있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2.13합의가 일단 이행에 들어가게 되면 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행동을 통하여 명백하게 보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또 "최근 미국의 일부 언론기관들은 BDA에 동결되였던 우리 자금송금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계속 요구도수를 높이면서 지연전술을 쓰고 있다는 주장을 들고나와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주장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한 당치않은 소리이다. 금융제재 해제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과 요구는 처음부터 일관하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북한 고의로 지연전술 펴는 것 아냐"

미국도 북한의 적극적 움직임에 환영 메시지를 보내고 나섰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2.13합의에 따른 의무 이행을 거듭 다짐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BDA(북한) 자금의 송금이 이뤄지고, 이어서 북한이 아주 신속하게 그런 다짐들의 이행에 나서는 걸 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또 "복잡한 기술적 장애들 때문에 BDA문제 해결이 늦어지고 있을 뿐 북한이 고의로 지연전술을 펴는 것은 아니다"라고 북한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도 16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어제 밤 북한 대변인 발표문을 봤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전문가들은 금주중 북한 BDA송금 문제가 매듭지어질 경우 빠르면 내주중 북한이 영변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동시에, IAEA 사찰단의 북한 입국을 허용하는 등 2.13 합의 초기이행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면서 6자회담이 재개되는 등 본격적 한반도 빅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