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일요일인 지난 3일 밤 극비 회동을 갖고 후보단일화를 논의했으나, 김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한 반면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양보'를 촉구해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어제그저께 안철수와 김문수가 만났다"고 3일 심야회동 사실을 밝혔다.

손 위원장은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도 고민이 많을 거다. 내가 안 되는 게 뻔한데 안 되는 게 뻔한 선거를 해야 될 것인가, 또 자유한국당의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영향도 있을 거고. 그러나 정치라는 게 결단의 미학이니까 그것을 기대해 보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지금 기세로 보면 안철수가 우세하고 안철수가 대표성을 갖고 있다"며 김 후보에게 양보를 촉구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김 후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데 대해선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가 안 난다는 말씀은 맞는데 ARS 응답률이 1, 2% 정도 되는 데서는 김문수가 좀 우세해요. 그러나 전화 면접으로 응답률이 10%가 넘는 좀 더 신빙성이 있는 여론조사에서는 확실히 안철수가 우세하다"면서 "그런 면을 보일 때 앞으로 시간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쏠림 현상이 조금이라도 벌어지고 하면 단일화에 대한 결단이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결국은 김문수 후보의 결단이다"라며 거듭 김 후보에게 양보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아침 여의도역 출근인사 후 만난 기자들이 회동 내용을 묻자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거기에 사람들이 이제 지지를 모아주실 거라고 했잖나.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한 후보가 도중에 포기하거나 끝까지 갈 경우에는 유권자들이 표를 한쪽에 모아줄 거라고 한 얘기와 똑같다"며 "내가 지금 하는 말 그대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후보와의 추가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글쎄요, 계획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같은 안 후보의 양보 요구에 한국당은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혀, 단일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홍문표 한국당 선대본부장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외형상의 문제를 보면 서울이 갖고 있는 지구당의 우리들이 당원 숫자나 당에 113석이 있는 조직의 형체, 그리고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는 건 주위에 한 5분의 1도 안 된다"며 "본선 경쟁력에서 과연 여당과의 싸움을 했을 때 어디가 승률이 있느냐는 것은 조직 싸움인데, 누가 뭐라고 해도 113석 있는 제1야당과 바른당과는 사실 비교가 안 된다"고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