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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노골적 '일본 편들기' 파문

"일본과 맞붙으면 한국 파산", "한국 적화되면 일본 독도 점령할 것"

친일적 성향의 극우인사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일본의 독도 도발과 관련, 반공논리에 기초해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盧, 동맹관계와 군사력을 넘어선 강경책은 국제사회서 안통해"

현재 일본 서해안의 이시카와(石川) 지방을 여행 중인 조씨는 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일본의 드라이 아이스 전략'이라는 글을 통해 이날자 일본 우익신문 <요미우리(讀賣)> 신문의 고정칼럼 '편집수첩'과 '사설'을 인용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칼럼은 "공해상에서 공선(公船)을 나포하는 것은 국제연합 해양법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명)를 실효지배하고 있다. 국제법 파괴는 이것이 불법 점거임을 고백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또 한국측에 대해 "국제법을 어겼다가 火傷(화상)을 당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일본정부에 대해서 "국제법을 오른손에, 대화를 거듭하는 자세를 왼손에, 가슴에는 영토를 지키는 마음을. 이것이 드라이 아이스 정신이다"라고 주문했다. 칼럼은 또 한국에 대해 "드라이 아이스는 차갑지만 만지면 화상을 입는다"는 경고도 곁들였다.

또한 이날 <요미우리> 신문 사설은 '냉정하게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노무현 정권이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친일망언을 물의를 빚고 있는 조갑제씨. ⓒ연합뉴스


조씨는 이같은 <요미우리>의 글들을 소개한 뒤, 노무현 정부에 대해 "'외교적 부도(不渡)'란 말이 있다"며 "동맹관계와 군사력의 범위를 넘어선 강경책은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조씨는 "노무현 정권은 국가실력의 잔고(殘高)를 점검해 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국내 정치상황, 특히 선거판을 고려한 대일(對日) 강경책을 폈다가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으로 격상시키면 이는 외교적 부도에 그치지 않고 일본의 드라이 아이스 정책에 넘어가 '국가적 화상(火傷)'을 입는 것을 뜻한다"며 <요미우리>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요컨대 일본의 국력에 크게 못미치는 우리나라가 우방국인 일본에 대해 강경대응을 하다간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될 것이니 일본과 타협을 통해 문제를 매듭지으라는 주장이다.

"세계에서 제일 부자나라를 적으로 돌려선 안돼"

조갑제씨의 친일성은 전날인 20일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일본쪽에서 바라본 동해(東海) 사태'라는 글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는 글에서 "한일 문제는 민주화된 국가끼리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해결이나 타협이 가능하다"며 "(반면에) 한중, 남북관계는 민주화된 한국과 독재적인 국가(중국) 또는 집단(북한)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실용적이거나 합리적인 해결이 어렵다. 황사나 납북자 문제처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우파 정권이 계속(또는 영속)되는 나라"라며 "천황(天皇)이란 우파의 중심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좌파도 한국처럼 반(反)체제나 반(反)국가적으로 흐르지 못한다"고 일본의 우파집권을 예찬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신라의 삼국통일로 한반도에 대한 야심을 접어야 했던 일본은 그 뒤 한반도에 적대세력이 들어서는 것은 안보위협이 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었다"며 "우파적이거나 민주적인 한국이 존재하는 한 일본이 독도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남한이 적화된다면 일본은 독도를 점령해 버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의 독도 점령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좌파정권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에 다름아니다.

조씨는 이어 현정부를 향해 "지금 친북반미 세력에 얹힌 노무현 정권은 한미 동맹을 '심리적 와해 단계'로 몰고 있다. 일본이 이 틈을 타고 대한 압박을 강화해도 미국은 구경만 하거나 내심 일본 편을 들려 할지 모른다. 노무현 정권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유화적이고 때로는 굴욕적이다"라며 "노정권의 반미-반일 정책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친중-친북 쪽으로 기울도록 만든다면 이는 국가적 자살 상태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조씨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日)를 적으로 돌리고 세계에서 가장 못살며 잔혹한 집단(北)과 세계에서 가장 큰 일당독재국가와 친구가 되겠다는 자살충동을 억제해줄 세력이 한국에 과연 있는가"라며 "일본이 태평양전쟁이라는 자살 코스를 걷게 된 것도 한때의 우방이던 영국과 미국을 적으로 돌리고 파쇼 국가인 독일과 이태리와 손잡았기 때문이다. 친구를 잘못 만나면 패가망신한다"는 주장으로 글을 끝맺었다.

<산케이(産經)>신문의 구로다 야쓰히로 한국지국장 등 일본의 반한 극우인사들과 절친한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조씨는 일본의 도발로 한일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반공논리를 앞세워 일본의 주장을 대변해왔다. 한국의 극우가 과연 민족가치를 최우선시하는 진정한 보수세력인가를 근본적으로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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