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한미동맹, 장기적으로 다자안보체제로 전환되길 희망"
애틀랜틱과의 인터뷰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은 강력히 지지"
문 특보는 최근 서울에서 애틀랜틱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는 우리가 (한미) 동맹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나는 개인적으로 동맹 체제에서 일정한 형태의 다자안보협력체제 형태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동맹을 일반적으로 "국제관계의 매우 부자연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하고 "내게 있어 최선의 것은 실제로 동맹을 없애는 것"이라는 개인적 소신을 밝혔다.
이어 새로운 "동북아시아의 안보 공동체"가 건설될 경우 "우리는 중국도, 미국도 편들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두 대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평화와 안정,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동맹 체제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지정학적 굴레, 지정학적인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남북이 통일되는 장기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면서 "그때 우리는 미국 편을 들고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권에 합류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 쪽에 가담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떠날 수 있는지, 아니면 우리 홀로 설지를 놓고 매우 어려운 선택의 시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북한과 같은 공동의 적이 없다면, 그때는 우리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다자) 안보 구조를 세우는 데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틱은 주한미군을 한미FTA 협상과 연관짓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 때문에 흔히 한미동맹에 혼란을 일으키는 이가 트럼프 대통령으로 묘사돼 왔지만, 문 특보의 주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너서클 내에서도 한미동맹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또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자신이 해당 기고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했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협정의 일부로 아직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문 특보는 "문제는 나중에 올 것"이라면서 오래된 적의가 사라졌을 때 미국인들은 '왜 주한미군을 유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질 것이고 "한국의 일부 진보주의자들도 '왜 한국에 외국 군대가 필요한가?'라는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한국의 이익에 더 기여할 방식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나의 입장은 만약 북한의 반대가 없으면, 평화협정 이후에도 한국에 미군을 주둔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면서 이는 한국에서 극심한 정치적 대립이 초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며, 동시에 미군이 동북아에 안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그러나 북한에 맞서 한국을 방어하는 것에서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환을 포함해 "주한미군의 임무, 역할, 규모"에는 변화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지속적인 주한미군 주둔을 반대할 경우에 대해서는 "그때는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평화협정이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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