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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이계안 서로 "내가 오세훈 이긴다"

[TV토론] 강금실 '용산 16만가구 건설' 공약 때문에 진땀

오는 5월 2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을 치르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이계안 의원이 21일 첫 TV토론을 가졌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두 후보는 이미지 정치 논란을 비롯해 용산개발, 시청 이전, 뉴타운 개발 문제 등 정책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후보간 지지율 격차를 의식한 듯 지지율이 낮은 이계안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강금실 후보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형국이었다.

오세훈과의 격차, 강 “신경쓰지 않아” vs 이 “전략적 선택해야”


최우선 쟁점은 당연히 최근 들어 강금실 예비후보가 한나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예비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압도적 지지율 격차로 뒤지는 현상에 대한 돌파책이었다.

강 후보는 “출마할 때부터 예상했던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며 “결과가 아주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는 “오세훈 후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강 후보가 야당의 다른 후보들과 다른 점이 있어 당 지지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 (강 후보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나오다 보니까 다른 점이 상쇄되었다”하며 강금실의 '이미지 경쟁력'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특별히 반대하지도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예봉을 피한 뒤 “10여일 동안의 지지도를 갖고 전체 선거 판세 읽는 것은 대단히 성급하다. 선거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고 하루 전날에도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보라색 반향 예측 못했다” vs 이 “경쟁력은 켄텐츠다”

이계안 의원은 지난 1월부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당내 경선을 준비해왔다.ⓒ연합뉴스


'이미지 선거' 논란과 관련해선 강 후보는 “보라색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거란 예측을 못했다”며 “빨강과 파랑의 혼합색이 보라색이어서 우리 안의 갈등과 격차를 해결해나가자는 차원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본질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경쟁력이 '켄텐츠'임을 강조하면서 강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두 후보 다 맹형규를 힘겨운 상대로 꼽아

“한나라당 세 후보 중 가장 힘겨운 상대로 누구를 꼽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두 후보 모두 맹형규 예비후보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를 이 후보는 “정책 준비도 많이 했고, 내용도 풍부하고, 국제적 감각도 있다”는 것을 들었고, 강 후보는 “점잖고, 보는 식견도 넓고, 단단해보였다”고 말해, 한목소리로 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오세훈 후보를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했다.

이 후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정책의 구체성이 결여된 오 후보가 나오면 맞대결 토론을 잘 할 수 있다”며 투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에 사회자가 “당내 경선 통과를 확신하느냐”고 묻자 이후보는 “5월2일 당내 경선의 의미는 본선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인만큼 당원들이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며 경선에서의 역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경선을 하게 되면 정책 발표도 하고 토론도 할 텐데 당당하게 이기겠다”고 말한 뒤, 이 후보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계안, "내 경험은 결심하는 역할, 강 후보는 대리인이었다"

두 후보는 자신의 경력을 부각시키면서 우회적으로 상대방을 공략하는 전술도 펼쳤다.

이 후보는 강 후보가 변호사라는 점을 감안한 듯 "저는 현대차 사장을 하면서 본인 역할을 많이 한 반면 강 후보는 대리인 역할을 많이 했다"며 "조직과 구성원의 명운을 걸고 결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 후보는 이에 "본인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한편으론 위험할 수 있다"며 "시장은 주주인 시민을 대리해서 심부름한다는 생각이 철저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강금실, 용산 16만가구 아파트 건설 공약 때문에 진땀

용산 6백만평 개발 구상을 밝히고 있는 강금실 예비후보.ⓒ연합뉴스


그러나 강 후보는 용산공원내 타워형 아파트 16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자신의 정책에 대해 이 후보가 논리적으로 따지고 나오자 예상치 못한 공세였던듯 진땀을 흘렸다.

이 후보는 "강 후보는 6백여만평에 주택 16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분당이 10만호를 짓는데 6백만평이 들어갔다. 16만호를 지으려면 적어도 1천만평이 들어가는데 다시 한 번 계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강 후보가 이에 "많은 검증을 거쳤다"고 반박하자, 이 후보는 "16만호면 50만명이 사는 신도시다. 인프라도 필요한데 다른 당과 토론을 위해서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강 후보는 "이 후보 말도 충분히 감안해 결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홍준표 후보 공약, “과장이다”, “생각 많이 하지 않았다” 협공

두 후보는 시청을 용산으로 옮길 경우 4조원이 투입되고 4대문 안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적지로 등록할 경우 4대문안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과장된 것",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한 말"이라며 협공을 펼쳤다.

또 방청객으로 참가한 시민논객으로부터 “다른 후보 공약 중 마음에 들고 실천해보고 싶은 공약이 무엇이냐” 질문을 받고 강 후보는 맹형규 후보의 자치구별 자율형 공립학교 유치 공약과 박진 의원의 문화관련 구상을 들었고, 이 후보는 김종철 민주노동당 후보의 환경 공약을 꼽았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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