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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신당' 꿈틀, 정운찬 공백 메울까

최열 "문국현, 6월에 독자신당 만들어 대선 출마"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독자신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정운찬 전서울대총장 불출마 선언후 진공 상태에 빠진 범여권 통합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최열 "문사장과 신당 창당후 출마에 합의"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8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문 사장과 5~6일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논의한 결과, 5~6월 안에 비전과 정책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당을 만들고 문 사장이 신당의 대선후보로 나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문 사장에게 “독자 신당은 늦어도 6월말까지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결단을 압박했고 "이에 문 사장이 최종결심을 굳힌 것은 아니나 이같은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신당 창당 시점을 ‘5~6월’로 정한 것과 관련, “대선 날짜를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고, 그렇게 뭉그적거리며 재는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국민들에게도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며 “문 사장과는 6월까지 독자 창당을 추진해 보고 안되면 접기로 공감대를 모았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불출마 선언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참여를 요구하는 대선주자 연석회의에 불참 의사를 밝히며, 정치 참여시 신당 창당을 시사해왔었다.

최 대표는 문 사장의 독자 신당 창당안이 정운찬 전 총장의 고민과 유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쪽 이야기는 하지 말라”며, 문 사장과 정 전 총장의 독자신당이 비교되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미래구상’ 공동대표이기도 한 최 대표는 시민사회세력 및 각계전문가, 법조인, 언론인, 학계 인사 등이 대거 참여하는 형태의 신당 창당을 주창해왔다.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이 지난 4월5일 식목일 행사에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사장은 노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다. ⓒ연합뉴스


문국현 신당 관심사는 '포지션' 설정

문국현 사장은 그동안 주로 시민사회단체쪽에서 대선후보로 거명돼온 인물이다. 정치권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문사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고, 문사장도 이에 "여당쪽에선 나를 대선후보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여러 차례 정치권에 불만을 토로해왔다.

문사장이 이번에 오랜 환경운동 동지인 최열 대표 등과 신당 창당을 통한 대선출마 방식에 잠정합의한 것도 이같은 과정의 산물로 풀이된다.

문사장이 과연 얼마나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향후 그가 취할 정치적 '포지션'에 달려있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환경운동가인 문사장은 그동안 환경운동적 관점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를 질타하는 등 한나라당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노대통령과는 분명한 전선을 형성하지 않았다. 환경운동적 관점에서 보면 새만금, 천성산 터널 등으로 노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야 마땅하나 문사장과 노대통령간 친분이 여간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대통령은 취임후 문사장과 정기적으로 청와대에서 만나 문사장의 인간중심적 경영방식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 방식의 확산을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신뢰는 지금도 계속돼 이달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지는 노대통령의 몽골 방문때 문사장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사장이 오래 전부터 몽골, 중국 등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노력해온 전력 때문이다.

따라서 문사장이 만들 신당은 반한나라당 컬러는 분명하되 노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성격의 미래지향 신당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져 과연 이런 성격의 신당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성패를 가름할 중대변수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정운찬 전 총장이 경험했던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의 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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