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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신약 소액주주들, "우리가 회사 키우자"

'주주민주주의' 기치 하에 소액주주협의회 발족 화제

상장회사의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보호하기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하고 회사 정상화에 발벗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특히 기업경영의 이익을 사회환원, 주주이익, 재투자 등으로 나눠 회사발전과 사회공헌을 통한 ‘주주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등 대사회적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일성신약 소액주주협의회는 19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7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소액주주 협의회를 발족시키고 본격적인 소액주주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회사 소액주주가 오프라인 모임 결성은 첫 사례

국내 주식시장에서 온라인 상 소액주주모임은 활성화돼 있으나, 상장회사의 소액주주들이 오프라인에서 정식으로 권리찾기 모임을 결성한 것은 처음이어서 이들 협의회의 활동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지건설 주주 등 다른 상장 기업들의 소액주주들이 모임에서 일성신약 주주협의회에 대해 사례 공유를 요청함에 따라 다른 기업의 소액주주들에게 사례를 전수하는 한편 타 상장회사 소액주주모임과 주주연합도 결성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주창하는 ‘주주 민주주의’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출범할 주주협의회 상임대표로 상촌인터내셔널 대표이사 김성록씨를, 공동대표로는 UTIC홀딩스 대표이사 김용범씨와 공인회계사 김철홍씨를 각각 내세울 예정이다.

이들은 일성신약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비 투자를 확대하고 주식 유동성 확보를 위한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나눔의 경영을 실천할 것을 일성신약 경영진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일성신약이 독자적 기술을 창출해 제약사로서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시장 친화적인 기업IR를 실시해 기업이미지를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주협의회 상임대표로 선출될 김성록씨는 "소액주주들이 힘을 뭉치면 회사경영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기업가치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며 "대주주의 경영권을 간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경영의 열매를 나눠갖기 위해 소액주주 협의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측과 회사발전 및 사회공헌 등에 대해 비전 공유"

공동대표를 맡은 김철홍 공인회계사는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회사의 순이익을 사회공헌 10%, 주주환원 30%, 향후 재투자 30%, 회사유보 30% 등으로 사용하자고 회사측에 제안했다”며 향후 회사측과 자주 만나 회사발전과 사회공헌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성신약 소액주주들은 이미 지난 2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힘을 보여주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일성신약이 지난해 자본금의 두배가 넘는 2백81억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주당 4백원에 불과한 소액 배당을 실시한데 반발, 최근 신문과 온라인 광고를 통해 소액주주 규합에 나섰고, 여의도에서 1인 피켓시위를 펼친 끝에 상장기업 사상 처음으로 경영진이 내세운 감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현재 일성신약의 소액주주는 1천8백여명에 달한 가운데 상당수의 소액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주주협의회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신약은 항생제 등을 생산하는 제약업체로서 현재 윤석근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석근 씨 등 윤씨 형제 지분이 28.26%로 최대주주며 소액주주 지분은 30%가 넘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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