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조원대의 사회환원 등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관련 주주 등의 반발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19일 <‘불법행위자’들의 연이은 사회환원 발언은 ‘법치주의’를 돈으로 흥정하려는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수행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회환원이, 검찰수사의 수위를 조절하고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오용되고 있는 최근 몇몇 재벌의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이 성명에서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부자가 보유한 1조원 상당 글로비스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획총괄본부 조직을 축소 개편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며 “이것이 총수부자의 검찰소환을 앞두고 사법당국의 선처를 구하기 위해 ‘법치주의’를 돈으로 흥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편취, 배임으로 획득한 지분은 회사주주에게 돌려줘야"

참여연대는 “사회환원을 약속한 정씨부자의 사재는 다름 아닌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사업기회를 편취, 배임이라는 불법행위를 통해 획득한 글로비스 지분”이라며 “따라서 이는 당연히 현대차 3사에게 되돌아가야 할 것이지, 선심 쓰듯이 정몽구 회장이 사회에 되돌려야할 자금이 아니라, 회사 기회의 편취를 통해 형성된 부는 다시 그 회사의 주주에게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 정도”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정회장측의 이번 발표는 글로비스 지분을 사회복지재단에 내놓음으로써 검찰의 추징을 피하고, 사회복지재단을 통해 계속해서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해법”이라며 “최근 검찰이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를 몰수, 추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마당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현대차그룹의 조치를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또 “현대차 그룹은 사회환원과 함께 윤리위원회 설치, 기획총괄본부 축소 등의 계획을 내놓았으나 기회편취와 배임, 비자금 조성, 부채탕감로비 등 불법행위의 근본적 원인인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문제의 해결에는 어떠한 해답도 내놓지 못했다”며 “또한 글로비스 외에 엠코 등 다른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취득한 부당이득이나 주요 상장회사에서의 부당내부거래 등 현대차그룹의 산적한 문제에 대해서도 어떠한 진전도 없다”고 질타했다.

참여연대는 “정씨 부자가 자신들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전량 내놓겠다고 한 것은 글로비스 지분 취득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씨부자가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글로비스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물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왜곡이 파생시킨 최근의 모든 문제에 대해 검찰을 비롯한 사법당국이 한점의 의혹도 없도록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공헌 흥정 대가 이용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으로 시작되어, 론스타, 현대그룹에까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사회공헌 해법은 선의의 뜻에서 이뤄져야 그 진의가 존중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처럼 마치 불법행위를 행한 당사자가 마치 정부 당국과 사법처리의 수위와 방향을 흥정하는 대가처럼 이루어지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그룹의 발표에 대해 글로비스를 포함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회사의 주주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모여 항의글을 올리고 있다. 이날 발표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글로비스는 전날보다 14.97% 하락한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식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일부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 집단소송제를 거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