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이 황제테니스 칠 때 우리는 죽어갔다"
<현장> 17년간 외출 못한 중증장애인, '눈물의 삭발식'
<사례1> “빵만 먹어야 하는 주말이 정말 싫어요.”
뇌병변(뇌성마비) 1급 장애를 앓고있는 서00(남, 28세)씨는 평일 오전 2시간 인근 복지관에서 연결해즌 ‘가사도우미’가 그를 돌봐준다. 그러나 가사도우미가 오지 않는 주말, 그는 밥을 먹을 수가 없다. 차려놓은 밥을 먹을 정도는 겨우 가능하지만 스스로 밥을 차려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주말에는 간단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빵만 늘 먹는다. 그는 빵만 먹어야 하는 주말이 너무 싫다고 한다.
<사례 2> 13세 이후 서른이 될 때까지 집안에서만 지내야했던 사연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인 이00(남, 38세)씨는 유년시절, 여느 아이들처럼 너무나 학교에 가고싶었다. 이씨의 어머니도 그런 이씨를 위해 1시간이나 되는 통학길을 그를 업고 등하교 시켰다. 그러나 이씨의 몸무게가 늘 수록 어머니가 그를 업고 학교를 보내기란 어려운 일. 그는 중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인 13세 되던 해 부터는 학업을 포기. 이후 서른이 될 때까지 집밖을 거의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야했다.
타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장애인. 특히 정신지체와 발달장애 등 2가지 이상의 복합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을 우리는 ‘중증장애인’이라고 부른다. 위 사례에 언급된 장애인들처럼 이들 중증장애인에게는 전문 도우미, 즉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장애인 복지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저상버스 도입과 지하철 승강기 설치 등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조처다. 그러나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그들 곁에서 늘 함께 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활동보조인이 없다면 이동권 보장은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하다.
활동보조인 시범서비스 수혜자 1백여명에 불과... 전시행정의 전형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활동보조인 제도’(PAS, Personal Assistance Service)를 도입해 장애인들의 ‘자기결정권’을 마련해 준 반면 우리나라는 겨우 지난 해 6월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활동보조인 파견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PAS 시범운영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활동보조인 제도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의 국비와 각 지자체의 지방비로 공동 운영되고있는데 2006년 서울시 예산 중 활동보조인 파견 사업비로 불과 2억 7천만원에 불과하다.
장애인단체들은 서울시 등록장애인수 약 29만명 중 활동보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의 경우는 약4만6천명(16%)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터무니없는 활동보조인 파견 서비스 예산으로는 서울시 중증장애인 1백여명 정도밖에 그 혜택을 못 받는 셈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그나마 서울시에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경험한 장애인의 50%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장애인 이용자 1인당 주당 최대 이용시간도 40시간에 불과했다.
이러한 활동보조인 제도의 주먹구구식 운영은 활동보조인들의 이력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활동보조인의 대다수가 현재 구직 중에 있거나 휴학중인 대학생들로서 활동보조인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있다. 이는 활동보조인의 시급을 불과 4천원(작년은 3천5백원)으로 책정한 애초 예산 배정이 자초한 결과다. 3개월 이상 활동보조인으로 지속적으로 근무한 사람이 채 30%에 못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중증장애인들의 문제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2005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백15만명(등록장애인수는 1백67만명)의 장애인이 존재하고 이 중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은 약 7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6%에 해당하는 34만명의 장애인은 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이다. 이 들 장애인들 중 약 10만명은 한 달에 한번도 외출을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인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활동보조인 요구에 정부-지자체 서로 책임 떠넘겨...
그러나 정부는 중증장애인 문제를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보다는 장애인생활센터 건립, 이른바 수용시설 확충으로 외형적 효과로 대신하려 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수용시설 건립비용으로 3백85억원을 책정한 반면, 활동보조 시범서비스와 같은 장애인 자활지원 예산으로는 불과 6억원만 책정해 놓았다.
이같은 현실을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60여명의 중증장애인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투쟁에 들어갔다.
아울러 전장연은 제대로 된 활동보조인 제도의 도입을 위해 우선 △활동보조인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공 기준 마련(예컨대 서비스 대상 장애인 선정 기준과 주 이용시간 등) △활동보조인을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 긴급 파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활동보조 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실태조사와 추경예산 확보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지만 조례를 통한 제도화는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상위법에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 근거가 마련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별도로 제도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등의 처리 결과를 바탕으로 활동보조 서비스 제도화를 검토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정부는 지자체에 지자체는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중증 장애인 39명 눈물의 삭발식
이러한 정부와 지차제의 태도에 전장연 소속 중증장애인 39명이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사활을 걸었다.
최용기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 투쟁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명박 시장은 황제테니스를 즐길 때 우리는 골방에 틀어박혀 죽어갔다”면서 “시청앞에서 그렇게 면담을 요구해도 이 시장은 코빼기도 안 내비쳤다”며 서울시를 비난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국가와 이 사회, 그리고 가족, 심지어 우리 자신들까지도 이 문제에 침묵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침묵을 깨고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오늘 삭발을 거행한다”고 말했다.
이 날 삭발식에 참석한 39인의 중증장애인 중의 한 명인 김정(남28세, 뇌병변 장애1급) 강동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오늘 잘려나가는 것은 단순히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아니다”면서 “28년 세월의 내 고통, 내 억압, 그리고 내 삶 모든 것을 깎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보였다.
그러나 삭발식을 끝낸 뒤 여성 장애인들 중 일부는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삭발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동료 장애인들도 동료의 맨머리를 보고서는 끝내 고개를 숙이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앓고있는 정00(여, 27세)씨의 부모는 직접 딸의 삭발식에 참석, 손수 딸을 삭발시켰다.
아버지 정씨는 “삭발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딸이 나에게 ‘항상 날 위해서 부모님이 살 수 없는 것 아니냐. 홀로서기 위해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가슴 아프지만 딸의 그 말에 이제는 나도 내가 이렇게 삭발을 손수시키려 왔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뇌병변(뇌성마비) 1급 장애를 앓고있는 서00(남, 28세)씨는 평일 오전 2시간 인근 복지관에서 연결해즌 ‘가사도우미’가 그를 돌봐준다. 그러나 가사도우미가 오지 않는 주말, 그는 밥을 먹을 수가 없다. 차려놓은 밥을 먹을 정도는 겨우 가능하지만 스스로 밥을 차려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주말에는 간단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빵만 늘 먹는다. 그는 빵만 먹어야 하는 주말이 너무 싫다고 한다.
<사례 2> 13세 이후 서른이 될 때까지 집안에서만 지내야했던 사연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인 이00(남, 38세)씨는 유년시절, 여느 아이들처럼 너무나 학교에 가고싶었다. 이씨의 어머니도 그런 이씨를 위해 1시간이나 되는 통학길을 그를 업고 등하교 시켰다. 그러나 이씨의 몸무게가 늘 수록 어머니가 그를 업고 학교를 보내기란 어려운 일. 그는 중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인 13세 되던 해 부터는 학업을 포기. 이후 서른이 될 때까지 집밖을 거의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야했다.
타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장애인. 특히 정신지체와 발달장애 등 2가지 이상의 복합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을 우리는 ‘중증장애인’이라고 부른다. 위 사례에 언급된 장애인들처럼 이들 중증장애인에게는 전문 도우미, 즉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장애인 복지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저상버스 도입과 지하철 승강기 설치 등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조처다. 그러나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그들 곁에서 늘 함께 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활동보조인이 없다면 이동권 보장은 허울좋은 구호에 불과하다.
활동보조인 시범서비스 수혜자 1백여명에 불과... 전시행정의 전형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활동보조인 제도’(PAS, Personal Assistance Service)를 도입해 장애인들의 ‘자기결정권’을 마련해 준 반면 우리나라는 겨우 지난 해 6월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활동보조인 파견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PAS 시범운영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시범운영되고 있는 활동보조인 제도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의 국비와 각 지자체의 지방비로 공동 운영되고있는데 2006년 서울시 예산 중 활동보조인 파견 사업비로 불과 2억 7천만원에 불과하다.
장애인단체들은 서울시 등록장애인수 약 29만명 중 활동보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의 경우는 약4만6천명(16%)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터무니없는 활동보조인 파견 서비스 예산으로는 서울시 중증장애인 1백여명 정도밖에 그 혜택을 못 받는 셈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그나마 서울시에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경험한 장애인의 50%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장애인 이용자 1인당 주당 최대 이용시간도 40시간에 불과했다.
이러한 활동보조인 제도의 주먹구구식 운영은 활동보조인들의 이력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활동보조인의 대다수가 현재 구직 중에 있거나 휴학중인 대학생들로서 활동보조인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있다. 이는 활동보조인의 시급을 불과 4천원(작년은 3천5백원)으로 책정한 애초 예산 배정이 자초한 결과다. 3개월 이상 활동보조인으로 지속적으로 근무한 사람이 채 30%에 못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중증장애인들의 문제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2005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백15만명(등록장애인수는 1백67만명)의 장애인이 존재하고 이 중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은 약 7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6%에 해당하는 34만명의 장애인은 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이다. 이 들 장애인들 중 약 10만명은 한 달에 한번도 외출을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보조인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활동보조인 요구에 정부-지자체 서로 책임 떠넘겨...
그러나 정부는 중증장애인 문제를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보다는 장애인생활센터 건립, 이른바 수용시설 확충으로 외형적 효과로 대신하려 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수용시설 건립비용으로 3백85억원을 책정한 반면, 활동보조 시범서비스와 같은 장애인 자활지원 예산으로는 불과 6억원만 책정해 놓았다.
이같은 현실을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60여명의 중증장애인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투쟁에 들어갔다.
아울러 전장연은 제대로 된 활동보조인 제도의 도입을 위해 우선 △활동보조인을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공 기준 마련(예컨대 서비스 대상 장애인 선정 기준과 주 이용시간 등) △활동보조인을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중증장애인에 긴급 파견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활동보조 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실태조사와 추경예산 확보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지만 조례를 통한 제도화는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상위법에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 근거가 마련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별도로 제도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등의 처리 결과를 바탕으로 활동보조 서비스 제도화를 검토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정부는 지자체에 지자체는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중증 장애인 39명 눈물의 삭발식
이러한 정부와 지차제의 태도에 전장연 소속 중증장애인 39명이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활동보조인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사활을 걸었다.
최용기 활동보조인서비스제도화 투쟁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명박 시장은 황제테니스를 즐길 때 우리는 골방에 틀어박혀 죽어갔다”면서 “시청앞에서 그렇게 면담을 요구해도 이 시장은 코빼기도 안 내비쳤다”며 서울시를 비난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국가와 이 사회, 그리고 가족, 심지어 우리 자신들까지도 이 문제에 침묵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침묵을 깨고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오늘 삭발을 거행한다”고 말했다.
이 날 삭발식에 참석한 39인의 중증장애인 중의 한 명인 김정(남28세, 뇌병변 장애1급) 강동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오늘 잘려나가는 것은 단순히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아니다”면서 “28년 세월의 내 고통, 내 억압, 그리고 내 삶 모든 것을 깎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보였다.
그러나 삭발식을 끝낸 뒤 여성 장애인들 중 일부는 끝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삭발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이를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동료 장애인들도 동료의 맨머리를 보고서는 끝내 고개를 숙이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앓고있는 정00(여, 27세)씨의 부모는 직접 딸의 삭발식에 참석, 손수 딸을 삭발시켰다.
아버지 정씨는 “삭발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딸이 나에게 ‘항상 날 위해서 부모님이 살 수 없는 것 아니냐. 홀로서기 위해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가슴 아프지만 딸의 그 말에 이제는 나도 내가 이렇게 삭발을 손수시키려 왔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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