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공소시효 연장에 '나홀로 반대’
[공청회] "시효연장한다고 범인 잡히나? 수사인력만 낭비"
개구리소년 실종.살해사건과 화성연쇄살인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됨으로써 끝내 진범을 잡을 길이 멀어져버렸다. 국회는 공소시효연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본격적인 시효 연장 논의에 들어갔으나 위 두 사건은 끝내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뒤늦게 시효연장이 법제화되더라도 소급해서 두 사건에 적용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여론은 대체적으로 현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소시효 기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고 정치권과 관련학계 역시 시효 연장의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천기흥)만은 공소시효 연장을 놓고 “좀 더 신중할 것”을 요구하며 반대론을 펴고있다.
대한변협 "시효연장한다고 범인이 잡히나? 수사인력만 낭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소시효 연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를 가졌다. 문병호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해 8월 17일 공소시효 연장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지 꼬박 8개월만의 첫 공청회였다.
문 의원이 제출한 형소법 개정안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현 15년→20년 ▲무기징역 공소시효 10년→15년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 날 공청회에 참석한 법원, 검찰 등 법조계와 법조단체 및 학계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공소시효 연장안에 대해 공감대를 표시해 이번 임시국회 통과 전망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소시효를 늘리는 것이 진범 체포가능성을 높이게 된다는 객관적인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효 연장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놔 이 날 공청회 참석자 중 나홀로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대한변협을 대표해 공청회에 참석한 민경식 대변 법제이사는 공소시효 연장 찬성론자들이 펴는 과학수사기법의 발달로 인한 진범 색출 가능성 증대에 대해 “초동수사단계에서 확보되지 않은 증거가 현행법상 공소시효가 경과될 만큼의 장기간이 지난 후 새로 발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민 이사는 "범행 직후에는 피해자 등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였더라도 시간이 경과하면 피해감정도 줄고 용서하는 마음도 생겨서 반드시 처벌하여야 된다는 생각이 줄어들 수 있다“며 공소시효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이밖에도 민 이사는 시효연장에 따른 국가수사인력의 낭비와 용의자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했다.
민 이사는 화성연쇄살인범 사건의 예를들며 “15년동안 엄청난 수사인력을 동원하고 수많은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각종 과학기법을 동원하였는데도 범인을 색출하지못했다면, 5년을 늘린다고 해도 진범을 색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공소시효를 늘려 무작정 수사인력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범죄예방에 투입하여 새로운 범행을 막는 데 활용하여야 한다”며 시효연장에 따른 수사인력 낭비를 주장했다.
다만 민 이사는 시효연장을 검토해 볼 수 있는 범죄로 ‘집단살인죄’와 같은 국민적 공분을 사는 범죄를 들었다. 그는 “시효연장과 진범 색출과의 실증적인 연구 결과만 나온다면 공소시효를 문 의원의 법안대로 20년이 아니라 25년이라도 대폭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수사발달, 선진국도 공소시효 더 길어
반면 이 날 대한변협을 제외한 공청회 참석 진술자들은 공소시효 연장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일제히 게재했다. 참석자들은 △과학기술 발달로 인한 진범 색출 가능성 증대 △선진국의 공소시효 입법례와의 비교 △범인과 피해자의 화해효과 의문 등을 이유로 공소시효 연장안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정승면 법무부 검찰국 검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범행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흉기나 옷 등에 묻은 혈흔에서 DNA의 검출, 오래된 사진이나 문서의 복원 등을 통한 유력 증거 확보 가능성”을 들어 시효연장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이용구 법원행정처 판사는 미국, 독일 등 법률 선진국의 공소시효 입법례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공소시효는 상대적으로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일부 주의 경우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자체를 배제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30년(무기징역 해당 범죄), 일본의 경우 25년(사형 해당 범죄)의 시효를 두고 있다.
한편 이원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공소시효를 두는 근거 중의 하나인 △시간의 경과에 따른 피해자 유가족들과 범인과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서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처럼 시간이 흘러도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 그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다”면서 “또 살인과 같은 중범죄자의 경우 늬우침이나 도피생활을 통한 고통을 느끼기 보다 희열을 느끼는 것이 범죄심리학의 일반적 견해”라고 주장했다.
소급입법은 곤란... 시효 연장돼도 개구리소년.화성연쇄살인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아...
그러나 이 날 공소시효 연장에 찬성하는 참석자들도 ‘소급입법’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소급입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진정소급입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부진정소급이다.
진정소급입법이란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에 대해 연장된 공소시효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것을 말하고 반면 부진정소급입법이란 입법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연장해서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소급입법의 경우 법원 판례나 학계에서는 ‘위헌’이라는 데 이견이 없고 그 입법례 또한 없다. 다만 부진정소급입법의 경우 헌법 37조 제2항 ‘기본권의 제한’의 해석상 부진정소급입법을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 또한 지난 5.18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부진정소급입법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개구리소년 실종.살해사건과 화성연쇄살인범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연장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연장이 법제화 되더라도 해당사항이 안되는 것이다.
여론은 대체적으로 현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소시효 기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고 정치권과 관련학계 역시 시효 연장의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천기흥)만은 공소시효 연장을 놓고 “좀 더 신중할 것”을 요구하며 반대론을 펴고있다.
대한변협 "시효연장한다고 범인이 잡히나? 수사인력만 낭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소시효 연장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를 가졌다. 문병호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해 8월 17일 공소시효 연장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지 꼬박 8개월만의 첫 공청회였다.
문 의원이 제출한 형소법 개정안은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현 15년→20년 ▲무기징역 공소시효 10년→15년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이 날 공청회에 참석한 법원, 검찰 등 법조계와 법조단체 및 학계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공소시효 연장안에 대해 공감대를 표시해 이번 임시국회 통과 전망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소시효를 늘리는 것이 진범 체포가능성을 높이게 된다는 객관적인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효 연장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놔 이 날 공청회 참석자 중 나홀로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대한변협을 대표해 공청회에 참석한 민경식 대변 법제이사는 공소시효 연장 찬성론자들이 펴는 과학수사기법의 발달로 인한 진범 색출 가능성 증대에 대해 “초동수사단계에서 확보되지 않은 증거가 현행법상 공소시효가 경과될 만큼의 장기간이 지난 후 새로 발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민 이사는 "범행 직후에는 피해자 등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였더라도 시간이 경과하면 피해감정도 줄고 용서하는 마음도 생겨서 반드시 처벌하여야 된다는 생각이 줄어들 수 있다“며 공소시효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이밖에도 민 이사는 시효연장에 따른 국가수사인력의 낭비와 용의자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했다.
민 이사는 화성연쇄살인범 사건의 예를들며 “15년동안 엄청난 수사인력을 동원하고 수많은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각종 과학기법을 동원하였는데도 범인을 색출하지못했다면, 5년을 늘린다고 해도 진범을 색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공소시효를 늘려 무작정 수사인력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범죄예방에 투입하여 새로운 범행을 막는 데 활용하여야 한다”며 시효연장에 따른 수사인력 낭비를 주장했다.
다만 민 이사는 시효연장을 검토해 볼 수 있는 범죄로 ‘집단살인죄’와 같은 국민적 공분을 사는 범죄를 들었다. 그는 “시효연장과 진범 색출과의 실증적인 연구 결과만 나온다면 공소시효를 문 의원의 법안대로 20년이 아니라 25년이라도 대폭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수사발달, 선진국도 공소시효 더 길어
반면 이 날 대한변협을 제외한 공청회 참석 진술자들은 공소시효 연장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일제히 게재했다. 참석자들은 △과학기술 발달로 인한 진범 색출 가능성 증대 △선진국의 공소시효 입법례와의 비교 △범인과 피해자의 화해효과 의문 등을 이유로 공소시효 연장안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정승면 법무부 검찰국 검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범행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흉기나 옷 등에 묻은 혈흔에서 DNA의 검출, 오래된 사진이나 문서의 복원 등을 통한 유력 증거 확보 가능성”을 들어 시효연장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이용구 법원행정처 판사는 미국, 독일 등 법률 선진국의 공소시효 입법례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공소시효는 상대적으로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일부 주의 경우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자체를 배제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30년(무기징역 해당 범죄), 일본의 경우 25년(사형 해당 범죄)의 시효를 두고 있다.
한편 이원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공소시효를 두는 근거 중의 하나인 △시간의 경과에 따른 피해자 유가족들과 범인과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서 “개구리소년 유가족들처럼 시간이 흘러도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 그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다”면서 “또 살인과 같은 중범죄자의 경우 늬우침이나 도피생활을 통한 고통을 느끼기 보다 희열을 느끼는 것이 범죄심리학의 일반적 견해”라고 주장했다.
소급입법은 곤란... 시효 연장돼도 개구리소년.화성연쇄살인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아...
그러나 이 날 공소시효 연장에 찬성하는 참석자들도 ‘소급입법’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소급입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진정소급입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부진정소급이다.
진정소급입법이란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에 대해 연장된 공소시효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것을 말하고 반면 부진정소급입법이란 입법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연장해서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소급입법의 경우 법원 판례나 학계에서는 ‘위헌’이라는 데 이견이 없고 그 입법례 또한 없다. 다만 부진정소급입법의 경우 헌법 37조 제2항 ‘기본권의 제한’의 해석상 부진정소급입법을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 또한 지난 5.18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부진정소급입법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개구리소년 실종.살해사건과 화성연쇄살인범 등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연장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연장이 법제화 되더라도 해당사항이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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