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15일 2.14 전당대회 이후 새로 꾸려진 지도부의 대통합신당 추진작업과 관련, "지난 한달의 경과는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脫) 여의도, 민심 속으로' 행보 한달째를 맞이하는 정 전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지도부가) 당내 체제정비에 기울여온 정성과 노력에 비해 얼마나 통합에 진정성을 갖고 노력했는지 하는 점에 의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장의 발언은 새 지도부 출범 후 한달이 지났음에도 통합작업에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당 안팎에서 지도부의 대통합신당 추진의지에 의문을 표시하는 불만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 의장은 대통합신당 추진작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경우 탈당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해 주목된다.

정 전 의장은 "2.14 전대 정신은 우리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대통합에 나서서 환생하겠다는 결의를 한 것인데 실망스럽다"며 "좀더 지켜보겠지만 결국 선택과 판단은 민심의 현장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권은 민심의 바다에 떠있는 배였지만, 물이 빠지면서 뻘밭에 얹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민심의 요구는 우리당으로 안되니까 대통합신당을 건설하라는 것이고, 우리당은 거기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탈당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지금은 여의도를 벗어나 민심탐방 행보를 하고 있어서 주 관심사는 아니다"면서도 "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와 관련, 정 전 의장은 "평화와 평화체제가 이제 우리의 삶 속으로 구체적으로 파고들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책무이자 필수이다. 온 정성을 다해 범국민적, 초당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대북정책 기조 선회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진정성이 없다"며 "한나라당과 대선후보들은 우선 역사의식.철학.비전의 빈곤을 인정하고 대북포용정책을 비난했던 행태를 반성하며 다시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중단 등 시대착오적 주장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