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60대 여성을 세 차례나 성폭행하고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혀 사회적인 비난 여론을 들끓게 했던 주한 미군이 9일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한주)는 이날 60대 여성을 성폭행한 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된 미8군 제2보병사단 소속 제로니모 라미네즈 이병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지난 2월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크고, 목격자의 진술과 범행 수법 등에 비춰볼 때 사건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한 피해자 진술조서와 소견서 등에 의하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가 강간을 당했고 상처를 입어 현재까지 입원 중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또 "범행 경위나 체포 상황을 보면 술에 취해 의사나 행동을 제어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 변호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하지 않은 온전한 정신 상태에서 강간했음에도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피해자를 자동차 있는 길 밖에서 건물 안쪽으로 끌고 다니며 2차례 강간한 점, 당시 경찰관이 강간하고 있는 피고인을 목격하고 체포하려 하자 200m나 도주한 점, 체포를 면하기 위해 반항한 사정 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라미네즈 이병 측 변호인은 공판이 끝난 뒤 "피고인은 반성을 많이 했고, 술에 취해 범행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항소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