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 검찰의 '억지수사'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종석 부장판사)는 29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채무탕감 로비 의혹'과 관련,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 및 보고펀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김동훈씨의 검찰 수사 및 법정 진술을 선뜻 믿기 어렵다"며 "공소사실 중 김씨가 변씨를 과천정부청사로 찾아가 만났다고 주장하는 2001년 7월12일에 변씨는 국회 재경위에 참석하고 금융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되며, 김씨가 다른 날 청사를 찾아가 뇌물을 제공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2001년 12월과 2002년 4월에도 변씨를 만나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나 변씨의 PDA 일정에 남은 기록을 보면 당시 부총리와 서울은행장을 만나기로 돼 있다. 변씨가 부총리와 만날 일정이 있는 날 김씨와도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선뜻 믿기 어렵다"며 "김씨는 변씨와 함께 갔다고 주장하는 일식집과 술집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동훈 전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으나 법정구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변양호 대표는 그동안 검찰 수사과정에 김동훈 전대표가 자신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한 시기와 장소 등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다이어리나 국회 출석 자료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입증됐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검찰은 김 전대표의 진술만으로 변 대표를 기소해 수 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로 또다시 검찰의 '억지수사' 논란이 재연되는 등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