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전격 회동,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17일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계관-힐 회동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차기 6자회담이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만났다"며 "분위기가 좋았다"고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김 부상이 베를린에 온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힐 차관보가 아시아 3국 순방 기간에 북한 관리들을 더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와 관련, "북-미 6자회담 접촉은 그동안 대부분 의장국인 중국의 중개로 열렸던 만큼 중국 이외의 장소에서 협의를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협상 장소의 이례성에 주목했다. 북한이 북-미 협상 과정에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의 표출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다음주 뉴욕에서 방코델타아시아(BOA) 금융제재 해제를 위해 열리는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열렸다는 점에서 대북 금융제재 해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분석했다.

힐 차관보는 17일 베를린 아메리칸 아카데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를 주제로 연설을 한 뒤, 19-21일 한국, 중국, 일본 순으로 방문, 베를린 북-미 접촉 결과를 전하고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