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친노 당사수파 핵심인 김형주 의원이 14일 "우리당 개혁파와 시민사회 세력을 연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가 탈당을 해서라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혀, 2.14전당대회에서 신당파와 세 대결에서 패할 경우 친노진영이 탈당해 독자적 신당을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통화에서 "2월 전당대회에서 설사 당 사수파가 이긴다고 한들 어떤 의미가 있으며, 각 계파를 배려해 만든 새 지도부가 우리당을 꾸려 나가는 게 또 무슨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교섭단체 정도를 구성할 수 있다면 굳이 우리당을 지키고 있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열린우리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당을 사수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탈당 주장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시민사회단체와의 접촉시점 및 대상과 관련해선, "다음 주부터 접촉을 시작할 것"이라며 "접촉 대상은 최근 출범시점을 밝힌 '미래구상' 및 재야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해, 지난주말 첫모임을 가진 진보 재야 '미래구상'을 주요 신당 파트너로 삼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탈당 시점과 관련해선, "국회의원이 돌출 행동하듯이 탈당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즉각 탈당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뒤, "우리당 내부에서 고민을 같이하는 사람들, 시민사회세력들을 만나서 종합적인 판단을 해보겠다"고 말해, '미래구상' 등과의 접촉 결과가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당 사수파와의 사전 협의 여부에 대해선 "다른 의원들과도 탈당을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해, 아직 '사견'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지난주 출범한 '미래구상'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신랄히 비판하며 노대통령이 임기말 업적으로 설정해 추진을 강행하고 있는 한미FTA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과연 친노 당 사수파 생각대로 연대가 이뤄질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