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 1012인 시국선언, "극히 절망스럽다"
"매카시즘 광풍 재연되고 있어", '특검 수용하라"
조계종 실천불교승가회는 이날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스님 1천12인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선거에 권력기관이 조직적으로 동원되어 민의를 왜곡한 사건과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검찰의 경찰 수사의 정권개입 사태를 보며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후퇴하는 극한의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들은 "지금 한국사회는 국가권력에 의해 민주주의 훼손되는 등 과거 개발독재정권이 2013년 우리사회에 재연되고 있다"며 "우리는 작금의 사태를 단순한 부정선거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로 규정한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어 "현 정부는 자신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 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민대통합이 시대적과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매카시즘 광풍이 다시금 재연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남북정책에 대해서도 "남북간 상생 협력의 길은 어떠한가. 지난한 NLL 논쟁으로 남북간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개성공단은 아직 정상회되지 못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기약없이 미뤄졌다"며 "국민들은 곤궁한 일상과 더불어 끝도 모를 안보불안감에 사로잡혀 힘든 삶을 이어가는데 현 정부는 이를 해결할 의지와 역량을 못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서도 "대선 당시 약속한 복지공약이 점차 후퇴하고 민생 역시 점차 피폐해져가고 있다"며 "양극화 해소, 청년실업 해결 등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박근혜 정부과 과연 챙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제 박근혜 정부는 국가조직이 대선에 불법개입해 민의를 훼손하는 현 상황이 진정한 민주주의고, 민생을 외면하고 극단적, 이념적 갈등을 조장하는 정부의 모습이 정부 출범당시 주창한 국민대통합의 진정한 모습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요구로 ▲국가기관 불법선거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엄중처벌과 참회 ▲대선 불법개입 특검 수용 ▲이념갈등 조장 중단 ▲복지.민생정책 등 대선공약 준수 ▲남북관계 전향적 변화 노력 등을 제시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스님은 "이웃종교만큼 발 빠르게 세간 일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 집단적 의사를 표현했기 때문에 이 뜻을 모으면서 정부여당의 태도를 지켜보고자 한다"며 "정부의 태도 여하에 따라 동안거가 끝날 무렵이 되면 어느정도 전체적인 뜻이 모여서 향후 단계적으로 진행할 사항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안 스님은 "우리의 대응수위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우리의 대응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인 퇴휴스님은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한 정부여당의 종북공세에 대해 "그 분이 하고자 했던 말의 앞뒤 전후맥락을 빼버리고 아주 자극적인 부분만 문제삼아서 알려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제단이 시국미사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초점이 맞춰줘야 한다. 자극적 내용만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이와 관련, 트위터를 통해 "조계종소속 스님이 만명 남짓인데, 동안거 중에 이 정도면 대단한 것. 더이상 소수종교인들의 난동이라는 망언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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